기후위기시계
  • 이재용 구속 면했지만…‘산넘어 산’
-삼성, 최악 총수부재 사태 피해 안도의 한숨
-영장 재청구·기소·재판 등 사법리스크 여전

불법 경영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정세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삼성과 재계는 불구속 상태에서 진실을 가릴 수 있게 된 데 안도하면서도 앞으로 예상되는 고강도 수사를 의식해 긴장의 끈을 놓치 못하고 있다.

8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된 영장실질심사는 8시간 30분만인 오후 7시를 넘겨 종료됐다.

이 부회장이 받은 세 번의 영장심사 중 가장 길게 진행됐다.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1월에 3시간 40여분, 같은 해 2월에는 7시간 30분간의 영장심사를 받았다.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새벽 검찰이 신청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원 부장판사는 “불구속재판의 원칙에 반해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해서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어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됐고, 검찰은 그간의 수사를 통해 이미 상당 정도의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던 이 부회장은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곧바로 귀가했다.

구속영장 기각으로 삼성은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경영 공백 사태는 피했지만 여전히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 중이고, 불구속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되는 이 부회장이 기소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모습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구속은 면했지만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며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할 수 있고 수사심의위원회 상황이나 기소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면서 긴장감을 드러냈다.

재계도 일단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소식에 안도하면서도 이어지는 수사나 재판의 진행 상황에 따라 삼성의 경영활동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처음부터 영장 청구가 ‘망신 주기’였기 때문에 예상된 결과였다”면서 “영장 기각으로 검찰의 무리한 수사의 허점이 드러난 셈”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사법리스크는 몇 해를 끌어 온 만큼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앞으로의 수사도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여 삼성 입장에서는 재판이 끝날 때까지 새로운 투자나 중장기 비전 마련 등 경영활동이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지만 이후 열릴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이하 수사심의위) 결과에 따라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종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처음엔 삼성이 수사심의위를 요청했지만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수사심의위에서 이 부회장의 사안의 중대성이 크고 그 혐의가 어느정도 드러났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검찰은 이를 영장 재청구의 명분으로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사건에 대해 불기소 의견을 단 적이 없는 만큼 불기소되기는 매우 어렵고 이번 사건은 검찰이나 삼성 둘 중 하나는 치명상을 입게 될 것만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영장이 기각된 만큼 향후 사법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경영학과)는 “삼성은 한국 사회에 일자리를 가장 많이 만드는 기업으로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고 국민 역시 기업 오너가 구속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면서 “삼성바이오 승계작업에 대해서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사전에 알았느냐 몰랐느냐 등 지루한 공방만 계속하고 있는데 현재 경영상황 등을 고려해 사회·경제적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현명한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a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