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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확진자 지나간 자리…“소문이 제일 무섭다” 불안감 호소
‘확진자 동선’ 상인들 “확진자 지나간 가게로 소문나면 손님 오겠나”
인근 상권·시민들 “영향받지 않는다” vs “아무래도 불안, 매출 줄어”

지난 10일 오후 5시께 경기 성남의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주소현 기자/addressh@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성남)=주소현 기자] ‘지역사회 감염 0명’ 일주일 만에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 클럽에서 벌어진 집단감염으로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0여명을 넘어서자 공개된 동선 관련 상인들의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다만 확진자 동선 인근의 상권이 체감하는 소비심리와 시민의 반응은 “지켜봐야 한다”와 “불안하다”로 다소 엇갈렸다.

1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역사회 감염으로 늘어난 확진자들이 다녀간 서울 송파구와 경기도 성남시 일대 상인들은 “확진자가 다녀간 가게라고 소문나는 게 제일 두렵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0일 오후 만난 한 카페 직원 A씨는 “확진자가 들렀던 시간대에 직원들은 다 증상도 없고 (코로나19) 음성 판정이 났다. 6일 방역 이후 지자체에서 다시 영업해도 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카페 사장 B씨는 “동선이 공개되면서 장사가 안 돼 미치겠다. 소문이 매출에 가장 큰 타격을 주는 것 모르냐”며 언성을 높였다.

확진자 동선에 포함된 패스트푸드점·PC방도 매출이 줄어들기는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PC방 점주 C씨는 “PC방은 주말 장사인데 ‘코로나 이후 주말’과 비교해도 이번 주말 매출은 50% 선”이라고 말했다.

패스트푸드점 관계자도 “그 시간대 근무했던 사장과 직원, 총 네 명이 모두 격리 중이라 타격이 크다”며 “직접 주문을 받았던 직원이 자진해 격리시설로 들어갔지만 (코로나19) 음성 판정이 나서 한시름 덜었다. 발병 이후 지금이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가 온 시간대나 방역할 때 매장에서 식사하던 손님들이 다시 오겠느냐”며 “여파가 한 달은 갈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반면 동선에 포함되지 않은 인근 전통시장은 지난 10일 확진자와 상관없이 오가는 시민끼리 어깨가 스칠 정도로 북적였다. 거리가 좁고 식품이 많은 전통시장 특성상 장을 보러 온 시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손님들도 바로 마스크를 꺼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조모(59)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 며칠 전에 동네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해서 매출에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약사 D씨는 “마스크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거나 유동인구가 준 것 같지는 않다. 확진자가 나왔다니 마스크를 좀 더 꼼꼼히 써야겠다는 등 관심을 더 갖는 정도”라고 말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나철수(46) 씨도 “확진자 발생이 매출에 큰 타격 없다. (긴급)재난지원금이 나온 이후로 전통시장 유동인구가 늘었고, 우리 가게는 매출이 40% 가까이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인근 대형 쇼핑몰은 확진자가 다시 늘기 시작한 이후로 유동인구와 매출이 준 편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8시께 40여개의 의류 임시 매장이 설치된 쇼핑몰 입구에는 유모차를 끌거나 아이 손을 잡고 나온 가족 단위 시민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해당 쇼핑몰 패션관 관계자는 “어제(9일) 저녁에 확진자 관련 뉴스가 나오며 손님이 오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며 “최근 1~2주 주말과 어린이날·어버이날 연휴에 손님들이 꽤 방문했으나 오늘은 줄었다. 외부에 임시 매장을 설치했어도 손님은 많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확진자 동선 공개에 따른 시민 반응 역시 엇갈렸다. 같은 날 거리에서 만난 시민 이모(29) 씨는 “확진자가 갔던 시간대에 같은 장소를 가지 않았고 방역도 했을 테니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평소처럼 마스크 쓰고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다시 확진자가 많아지는 추세이기는 하나 심적으로 스트레스받거나 불안하진 않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또 다른 시민 이모(26) 씨는 “평소 자주 가던 가게들이 포함돼 굉장히 불안하고 가기 찜찜하다. 방역과 상관없이 직원이 걸렸으면 잠복기 지나서도 그곳에서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예전만큼은 가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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