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왼쪽)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지난달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통합당의 제21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면접에 각각 입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미래통합당이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를 컷오프(공천배제)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들에게 경선 기회는커녕, 다른 지역으로 차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회 부의장인 5선 이주영 의원(경남 창원‧마산‧합포), 김한표 원내수석부대표(경남 거제), 4선 김재경 의원(경남 진주을), 김성태 의원(비례) 역시 ‘공천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두 명의 ‘잠룡’과 중진의원들이 대거 공천 탈락하면서 당내 일각에서는 부산울산경남(PK)지역 선거 전략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지사와 홍 전 대표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김 전 지사는 이미 공관위의 공천발표 직후 “고향 주민들의 공천을 받겠다”며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의 무소속 출마를 예고하고 나선 상태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무엇이 홍준표다운 행동인지 며칠 숙고 후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참 야비한 정치한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나동연 전 양산시장을 추가 공모에 응하도록 설득하면 컷오프 하지 않고 같이 경선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허허 참!”, “황교안 대표측의 견제와 김형오 위원장 등의 사악한 속임수에 속아 낙천됐다”고 허탈한 심경을 토로키도 했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앞서 홍 전 대표는 공천 면접을 본 후 기자들과 만나 “두 번 컷오프 된다면 정계은퇴나 무소속 출마 중에 선택할 수밖에 없지 않나”고 말했다. 그는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를 고수하다 공관위의 ‘수도권 험지 출마’ 압박에 방향을 틀었던 만큼,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무소속 출마를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들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대해 김형오 위원장은 “모든 상황을 감안했다”면서도 “미래를 향하는 당의 운명과 나라 발전에 어떤 길이 더 옳은 건인지 본인들이 알아서 잘 판단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가 탈락한 양산을에서는 나동연 전 양산시장과 박인, 이장권 전 경남도의회 의원 등 3명이 경선을 치른다. 김 전 지사가 출마를 고수했던 경남 거창 지역은 강석진 의원과 신성범 전 의원이 맞붙는다. 전략공천 논란을 빚었던 이언주 의원은 공천을 신청했던 부산 중‧영도구가 아닌 남구을로 배치됐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경남 양산을의 김두관 전 경남지사, 부산 부산진갑의 김영춘 의원이 영남지역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아 PK 선거를 이끌고 있다.

예상보다 큰 폭의 PK 인적쇄신에 통합당 안팎에서도 놀랐다는 반응이다. 이르면 6일 통합당 공천의 ‘뇌관’으로 꼽히는 대구경북(TK) 지역 공천심사 결과 발표가 예정된 만큼, 공관위의 물갈이폭이 어디까지 커질지 주목된다.

통합당 한 관계자는 “공관위에서도 생각이 있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겠지만, PK에서는 불출마자도 많았는데 예상보다는 컷오프된 분들이 많긴 했다”며 “김형오 위원장이 TK는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 해왔던 만큼 숨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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