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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지의 세시풍속…팥죽 동지고사, 지신밟기
경복궁 뒤 민속博, 용인 민속村, 팥죽 나누기

팥죽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동지(冬至)는 가장 긴 밤, 2018년엔 12월22일이다. 동지를 지나면 낮이 길어지고 그만큼 태양빛의 양도 많아지기 시작한다.

새 출발이다. 광명과 생명력의 부활이라고 여겼기에 동양에선 ‘작은 설’ 즉 아세(亞歲)라고 불렀다. 동지첨치(冬至添齒) 즉 이날 잇빨 하나 더 생긴다고 했는데, 나이 한 살 더 먹는다는 뜻이다. 중국의 주나라는 동지가 설이었고, 당나라는 동지를 역법의 기점으로 삼았다.

고대 로마제국에선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날을 기념해 ’정복 당하지 않는 태양의 탄생축일(maesse)‘이라 했다. 예수(Christ) 탄생이 때마침 양력환산 연말연시(나라에 따라 다름)라서 태양의 탄생일은 그리스도 경배미사, 즉 크리스마스(Christ-mas)로 이어졌다.

동지가 출발이라, 동양 제국끼리 동지사(冬至使)를 교환하는 인사를 했다. 새 출발을 붉은 태양이 만들었으니, 붉은 태양을 상징하는 ‘팥’이 동지음식이 된다. 팥의 의학적 효능을 차치하고라도 팥죽은 밝은 내일의 상징, 심리적 건강음식이었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윤성용)에 따르면,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사당에 올려 동지고사(冬至告祀)를 지내고, 각 방과 장독, 헛간 같은 집안의 여러 곳에 놓아두었다가 대문이나 벽에 팥죽을 뿌린 다음에 식구들이 모여서 먹었다.

사당에 놓는 것은 천신의 뜻이고 집안 곳곳에 놓는 것은 축귀의 뜻이어서 이로써 집안에 있는 악귀를 모조리 쫓아낸다고 믿었다.

이것은 팥의 붉은색이 양색(陽色)이므로 음귀를 쫓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동지를 작은설이라 여겼기 때문에 옛말에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라고 하였으며, 동지에 팥죽을 먹어야 잔병을 없애고 건강해지며 액을 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동지고사

경복궁의 삼청동 방향 외곽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은 올해 동지 하루 전인 21일 오전 10시부터 야외전시장 오촌댁에서 동지고사를 진행한다. 고사 후에는 악귀를 물리치고 복을 축원하는 지신밟기 공연이 이어진다.

공연은 고사가 끝난 오촌댁에서 시작하여 박물관 앞마당까지 진행된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박물관 앞마당에서 관람객들에게 동지팥죽을 나누며 동지의 의미를 부여한다.

용인의 한국민속촌은 22~23일 세시풍속 체험행사 ‘동지야(夜)’를 선보인다. 오후 1시 30분부터 민속마을에서 진행되는 ‘동지팥죽 나누기’는 단연 이번 행사의 메인 체험프로그램이다. 한국민속촌은 가마솥에서 직접 끓여낸 팥죽을 국민들에게 무료로 나누면서 전통풍습을 몸소 체험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또한 팥죽에 들어가는 새알심을 찹쌀가루로 직접 빚어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다가오는 새해의 행운과 평안을 기원하기 위해 부적을 만들어 지니고 다녔던 풍습을 상기시키는 ‘행운의 부적 찍기’ 체험도 마련돼 있다. 한자로 ‘뱀 사(蛇)’자를 거꾸로 쓴 부적을 벽에 붙여 잡귀를 몰아낸다고 믿었던 민간신앙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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