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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美공군 고등훈련기사업, 한국 반드시 따내야”
한국산 T-50 훈련기를 경공격기로 개조한 FA-50이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공군]
-록히드마틴, 미 공군에 13일 최종제안서 제출…8월중 판가름 전망
-항공기 강대국들 저급 전투기 틈새시장 외면 “한국에겐 큰 기회”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국항공우주(KAI)와 컨소시엄을 이룬 미국 록히드마틴이 지난 15일 미 공군 고등훈련기사업에 최종제안서를 제출했다.

KAI는 지난 16일 이 사실을 밝히며 “향후 공식적인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최종제안서에서 KAI는 록히드마틴과 함께 우리 공군 고등훈련기 T-50을 개량한 T-50A를 미공군에 제안했다. 이 제안서에는 T-50A의 성능, 가격정보 등 미 공군이 요구한 조건들이 총망라됐다. 최종제안서 제출에 따라 앞으로 남은 일정은 사실상 미 공군이 수주업체를 결정하는 것만 남았다.

막연히 이달 중 이 사업 낙찰자가 결정될 거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앞서 지난 6월 헤더 윌슨 미국 공군장관이 미국 군사전문지 디펜스뉴스 등과의 언론 인터뷰에서 “미공군 고등훈련기사업 관련 결정을 올여름 안에 내리기 위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여름이란 6월~8월을 의미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미 공군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은 미 공군의 40년 이상 노후 훈련기 T-38C 350대를 160억달러(약 17조원)를 들여 새 고등훈련기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만약 수주에 성공하면 2025년 이후 미 해군용 훈련기 650여대 후속사업 33조원, 제3국 시장 개척(약 1000여대 예상) 50조원 등 총 사업 규모가 100조원대로 확장될 전망이다.

▶록히드마틴, 미 공군에 13일 최종제안서 제출=한국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사업으로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 40대를 수입하는 비용은 약 8조원. 한국이 지난 2016년까지 10년간 수입한 무기는 총 36조원이다. 그보다 수배 내지 수십배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온 셈이다.

정부와 KAI 등 방산업계는 내심 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의 낙찰을 강력하게 기대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치적 판단으로 사브-보잉 컨소시엄의 손을 들어줄지 모른다며 표정 관리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며 미국산 비율이 높은 사브-보잉 컨소시엄을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사브-보잉 컨소시엄의 미국 국산화율은 90%, 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은 약 70% 대로 알려졌다.

최근 미군의 주요 항공기 구매사업에서 록히드마틴이 승승장구했다는 점도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국 전투용 항공기 산업의 양대산맥인 보잉이 잇따라 군수분야 경쟁에서 패함에 따라 美 정가에서 ‘경쟁구도 유지 차원에서 이번엔 보잉을 밀어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성능이나 가격 면에서는 일단 KAI-록히드마틴이 한 수 위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미 수뇌부가 정치적 판단에 따라 보잉-사브 컨소시엄의 손을 들어줄 경우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사업을 KAI와 록히드마틴이 수주하게 되면 한국은 신흥 항공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단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일본 등 내로라하는 항공기 강대국들은 고등훈련기나 중급이나 저급 전투기 개발을 시도하지 않고 있다.

▶항공기 강대국들 저급 전투기 틈새시장 외면 “한국에겐 큰 기회”=반면, T-50 개발 경험이 있는 한국이 다음 단계로 미 공군 고등훈련기를 납품하게 될 경우 신흥 항공강국의 인프라가 자연스럽게 구축된다. 가성비 좋은 자동차 ‘포니’를 해외에 수출하면서 세계적인 자동체 생산국으로 올라섰듯이 이번에는 가성비 좋은 ‘T-50A’를 수출함으로써 신흥 항공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이다.

KAI-록히드마틴에 대항해 사실상의 2파전을 벌이고 있는 보잉-사브 컨소시엄의 고등훈련기 역시 상당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산되지 않아 안정성 면에서 물음표가 붙어있는 상태다.

군과 방산업계 실무진 차원에서는 “KAI-록히드마틴의 T-50A가 반드시 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이다.

방위사업 실무를 오랫동안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미 공군 고등훈련기 낙찰을 앞두고 정부나 방산업계의 수주 노력이 최절정에 달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그런데 보잉-사브 내정설 등이 퍼지면서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스스로 냉소하거나 포기하는 듯한 인상마저 보이고 있다.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던 시기에 국내의 한 기업가는 해외 은행에 오백원짜리 지폐의 거북선 그림을 담보로 돈을 빌려 굴지의 조선소를 만들었다. 이런 정신은 다 어디 갔는지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때 세계 고등훈련기 시장에서 영국의 호크기가 인기를 끌었다. 우리 공군도 호크기를 사용한 적이 있다. 그런데 부품이 단종되면서 국내 호크기를 모두 폐기 처리했다. 현재 한국 공군이 쓰고 있는 T-50 훈련기도 더 많은 나라에 수출돼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 단종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다각적인 면에서 미 공군 고등훈련기는 반드시 한국이 따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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