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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홍 겪는 바른정당, 단일화 당론에 유승민 ‘거부’ =현재 단일화 논의로 가장 큰 내홍을 겪고 있는 건 바른정당이다. 24일 바른정당은 다섯시간에 걸친 의총 끝에 유 후보와 홍 후보, 안 후보를 중심으로 한 3자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문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반문연대’를 시도하자는게 당의 입장이다.
특히 유 후보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무성·김태성 의원은 “무모한 싸움은 피하는 게 좋다”는 말로 유 후보를 압박했다. 이에 유 후보는 “지지율이 낮아 죄송하지만 경선을 통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만큼 믿고 따라달라”라며 버티고 있다.
▶ 지지율 1% 아쉬운 국민의당, 안철수 “단일화는 NO”=현 상황에서 단일화에 대한 갈증이 가장 큰 후보는 국민의당이라는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대선일이 다가올수록 안 후보는 문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다소 벌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지지층이 문 후보에 비해 견고하지도 못한 상황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문 후보를 앞서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내 일부 인사는 ‘단일화’ 카드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 후보는 단일화론에 대해 명확하게 선을 긋고 있다. 명분을 떠나서 보수 정당과 연대할 경우 안 후보를 지지하는 호남과 진보층을 중심으로 표가 오히려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 자유한국당 “공동 집권은 어차피 힘들어”= 단일화에 가장 소극적인 것은 자유한국당이다. 자유한국당 내에선 “공동 집권하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민주당이 되는 게 낫다”는 의견이 오가고 있다.
이번 대선은 과감히 포기하고 차후 정권 교체를 노린다는 계산이다. 문 후보 중심의 ‘친문(親文)’세력이 집권을 하면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들이 결국은 보수성향 정당으로 결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자유한국당 입장에선 보수표가 갈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바른정당을 흡수하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앞서 홍 후보는 바른정당 의원들의 복당을 호소하면서 “자유한국당을 대개혁해서 이 땅에 참다운 보수정권을 만들도록 자유한국당 후보로서 바른정당 의원들에 고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홍 후보는 직접적으로 유 후보과의 단일화는 의미가 없다라고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또 그는 “단일화 한다고 하면 투표장 안 간다고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단일화의 딜레마, 지지층 이탈 현상 부를 수도=정치권에선 색깔이 다른 세 당의 후보가 합쳐진다는 것에는 회의적인 의견이 많다. 산적한 난제를 넘어 단일화에 성공한다해도, 각 후보의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도 높다.
안 후보 입장에선 ‘반문(反文)’ 색채를 가진 진보, 중도 성향의 유권자가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일정 부분 친박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홍 후보, 그리고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유 후보의 지지자를 한데 어우르는 후보를 내기는 어렵다. 오히려 세 후보가 단일화 하게 된다면, 각 후보의 지지자 이탈현상이 가속화 될 가능성도 있다.
앞선 대선 정국에서도 중소 지지율을 기록한 후보 사이에 단일화가 이뤄진 사례는 있었다.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 연대,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선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섣부른 단일화가 역풍을 부른다는 ‘단일화의 딜레마’를 각 후보가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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