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국내 랜드마크 사업장, 외국자본 각축장되나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중국 자본이 서울 상암DMC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 건립사업에 투자한다. 이에 따라 국내 초고층 랜드마크 사업장이 외국 자본의 각축장이 될 거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뤼디그룹과 22일 상암DMC 랜드마크 부지 개발을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2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청 집무실에서 장위량 뤼디그룹 회장을 만나 투자의향서를 체결하고 사업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랜드마크 사업은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F1블록과 F2블록 2개 필지(총 3만7262.3㎡)에 초고층 빌딩을 짓는 것이다. 이곳은 시가 숙박, 문화, 집회, 업무시설로 개발하기 위해 계획한 부지다.

서울시는 지난 2004년 이 부지 공급 공고를 내면서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다가 2008년 대우건설 등이 결성한 서울라이트타워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돼 3600억원에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상암동 초고층 랜드마크 내부 상상도

이 컨소시엄 측은 당초 3조7000억원 가량을 투자해 133층 규모의 초고층 빌딩을 지을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2008년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불황으로 사업 추진이 어려워졌다. 급기야 2012년 6월 부지 매매계약이 해지됐다.

좌초 위기에 빠진 이 사업은 중국 뤼디그룹이 투자를 결정하면서 되살아났다. 박 시장은 지난 11월 초 중국 순방 일정 중 상하이에 있는 뤼디그룹 본사를 직접 방문해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서울시와 뤼디그룹은 이번 투자 결정으로 ‘윈-윈’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10년이나 지체된 사업이 더 지체되면 상암DMC 개발 추진력이 약해질 거라는 우려 속에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 안도했다. 뤼디그룹은 서울이 세계적 한류 열풍의 본거지로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최근 한중 FTA 체결로 양국간 경제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어서 투자 가치가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서울시는 그러나 다른 투자그룹의 참여 가능성을 마지막까지 열어뒀다.

서울시는 뤼디그룹을 포함해 내년 6월까지 사업자 참여 신청을 받고 이후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단 국내 기업 중에서는 손익 계산에 따라 참여할 업체가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구 서울라이트타워 추진 당시 최초 사업계획을 강행하면 1조1000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당시 시행사 측은 서울시에 착공 연기와 층수 하향 조정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사업에서 뤼디그룹과 경쟁할 업체는 중국 등 외국 자본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뤼디그룹 외에 아무 업체도 입찰에 뛰어들지 않는 경우 투자 의사를 확실히 한 뤼디그룹에게 사업권을 주면 되기 때문에 사업 무산 리스크가 최소화된다.

만약 서울시가 구 서울라이트타워 컨소시엄이 요구했으나 허용하지 않은 조건을 뤼디그룹에 허용할 경우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서울시 측은 층수를 100층 아래로 낮추는 결정을 1~2개월 안에 결론지을 계획이다.

만약 계획대로 133층의 초고층 랜드마크 사업으로 추진되는 경우에도 문제의 소지는 생긴다. 서울의 대표적인 초고층 랜드마크가 중국 자본으로 추진된다는 점이 국민 정서를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자본의 국내 초고층 랜드마크 투자를 방치할 경우 국내 초대형 기업에 대한 국민적 반감 또한 거세질 전망이다.

추진 과정 중에 역시 무산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에도 중국 등 외국 자본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이 같은 논란은 시간이 갈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soo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