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뉴스 뒤풀이] 알쏭달쏭 투자용어③…시장중립(market neutral)

▷알쏭달쏭 투자용어①…꼬리위험(tail risk)

▷알쏭달쏭 투자용어②…헤지(hedge)

▷알쏭달쏭 투자용어③ 중립(neutral)

▶알쏭달송 투자용어, 다음은 헤지(hedge)입니다. 주식투자를 많이 하면서 이제 헤지는 아주 흔한 용어가 되었습니다.

헤지의 어원은 '울타리를 친다'입니다. 옛날옛날 늑대들로부터 양을 안전하게 지키려면 울타리가 필요했습니다.

이걸 금융투자업계로 적용하면, 양은 주식 수익률 같은 '지켜야할 기초자산'이고, 늑대가 '위험'(risk)입니다. 울타리가 헤지 수단(hedge instrument)입니다.

내가 양을 100마리 지켜야 하는데 울타리 1개로 10마리를 지킬 수 있다고 하면 울타리를 10개 사면 됩니다. 그렇게 울타리를 치는 헤지를 해놓으면 위험은 소멸됩니다.

흔히 접할 수 있는 게 환헤지(currency hedge)입니다. 해외 투자 펀드 상품을 보면 상품명 맨 끝에 (H)라고 돼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환헤지를 실시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보죠. 내가 미국기업에 물건을 100달러 어치를 판매해서 1개월 뒤에 달러로 받기로 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환율은 1달러당 1000원(1000원/1달러)입니다. 그런데 만약 한달 뒤 환율이 1달러당 950원으로, 50원만큼 떨어지면 나는 5000원 손해입니다.

이럴 경우 선물, 옵션, 스왑 같은 파생상품을 이용해 위험을 없애는 헤지를 할 수 있습니다. 통화선물(Currency Futures)로 간략히 예를 들어드리겠습니다.

통화선물은 미래 일정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달러 등 다른 나라 통화를 매수 또는 매도하는 것입니다.

수출업체라면 위의 예처럼 환율이 하락하는 것이 걱정입니다. 이 경우 통화선물 매도 포지션을 취하면 됩니다. 한달 뒤 1달러당 1000원에 팔기로 한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 한달 뒤 실제로 환율이 950원으로 떨어졌다고 합시다. 그럼 나는 5000원의 손실을 봤지만 선물계약에서는 5000원의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은행(현물시장)에 가서 950원을 주고 1달러를 받자마자 선물시장으로 달려가 선물계약대로 1달러를 1000원에 팔아버리면 되니까요.

여기서 '지켜야하는 양'은 외화자산(수출금액)이고 '울타리'는 통화선물입니다. '늑대'들은 환율 변동성이죠.

헤지는 위험을 100% 없앨 수도 있고(full hedge) 일부분만 할 수도(partial hedge) 있습니다. 울타리를 촘촘하게 세워두면 그만큼 비용이 많이 발생합니다. 또 양들이 정해진 구역 밖에 있을지도 모를 풍성한 풀을 먹고 더 살이 찔 수 있는 기회를 원천봉쇄하기도 합니다.

아래 표는 위험의 발생빈도와 위험의 강도에 따른 위험관리(risk management) 방법들을 구분한 것입니다. '위험 전가'는 다른 누군가에게 위험을 모두 떠넘겨서 이제 내게는 위험이 없는 것입니다. '위험 축소'는 위험이 조금 줄긴 했지만 내가 여전히 위험을 갖고 있는 상태입니다.

[투자뉴스 뒤풀이]알쏭달쏭 투자용어②…헤지(hedge)

▶분산투자와 헤지를 헷갈리시는 분이 있는데 엄밀히 다른 개념입니다. 분산투자는 신발장사와 우산장사를 하는 아들들을 둔 어머니와 같습니다. 비가 오면 우산장사를 하는 아들이 좋고, 날이 화창하면 신발장사가 좋습니다. 분산투자를 잘 해둔 셈이죠.

분산투자를 하면 리스크를 줄일 순 있습니다. 신발장사와 우산장사를 동시에 하면 날씨라는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산만으로 리스크를 완전히 없앨 순 없습니다. 경영진의 횡령이나 분식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아무리 비가 주룩주룩 내려서 우산을 찾는 손님이 많아도 우산장사를 하는 아들이 막걸리 마시느라 주막에서 노닥대고 있으면 돈 못 법니다. 기업 고유의 특징적인 이런 위험은 '비체계적 위험'(unsystematic risk)라고 합니다. 이건 아무리 분산투자를 해놨다 하더라도 제로(0)로 만들 수 없습니다.

반면 100% 헤지를 하면 위험을 완전히 없앨 수 있습니다. 만약 A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A주가가 내려가는 게 걱정입니다. 만약 A주식에 대한 풋옵션, 즉 기초자산(A주식) 가격이 하락할 수록 이익을 보는 파생상품을 갖고 있다면 A주식이 올라가면 그만큼 주가 상승으로 이득을 보고, A주가가 떨어지면 풋옵션에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A주가가 무슨 이유 때문에 내려가든 상관 없습니다. (단, 풋옵션 매입비용은 설명 편의를 위해 생략했습니다)

김우영 기자/CFA

#헤럴드경제에서 증권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CFA 자격증을 취득한 뒤 CFA한국협회 금융지성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해야 하는 기자로서 사명감에 CFA의 전문성을 더해 독자 여러분께 동화처럼 재미있게 금융투자 뉴스를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