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저금리의 역풍 사상 최악 전세난에 떠밀려 집 사는 젊은이들…1분기 주택담보대출 급증 올 1분기 30대 주담대 10조원 증가 20대도 44% 급증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 대기업의 과장 전모(35)씨는 올해 초 경기도 부천의 한 신규 입주 아파트를 구매했다. 전씨는 처음부터 집을 살 생각이었던 건 아니다. 당초 전세를 알아봤지만, 전세 가격 자체가 높았던 데다, 전세 물량을 찾기도 하늘에 별따기였다. 결국 전씨는 마침 매물로 나온 신규 입주 아파트를 사기로 결심했던 것. 게다가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사상최저 수준으로 인하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2% 후반에서 3% 초반 사이로 형성됐던 터라 상대적으로 이자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집을 사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전 씨의 경우는 사상 최악의 주거난에 처한 30대가 비자발적으로 주택 매입에 나서는 작금의 현실을 대변하는 대표적 사례다.

사상초유의 저금리 시대, 뛰는 전셋값을 참지 못한 젊은이들이 빚을 내서 울며겨자먹기로 내집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30대가 은행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 금액은 올 1분기에만 10조원이 늘어났다.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 장기불황으로 월급은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전세가격, 그리고 그 마저도 대거 월세 물량으로 전환돼 임대차 시장에서 쫒겨난 젊은 세대들이 빚을 내 주택구매에 나서면서 잠잠하던 ‘가계빚 폭탄’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한창 소비 시장의 주역이 돼어야 할 20~30대 가구가 수억원의 대출 빚에 허덕이는 탓에 가처분소득이 줄면서 소비 여력이 급격히 감소해 내수 부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시에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등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될 경우 사회 전반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일 금융감독원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30대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01조원으로 3개월 새 10조4000억원(1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30대가 받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한 해 15조9000억원이 증가했는데, 올해 들어 3개월 만에 증가액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또 같은 기간 20대가 받은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지난해 말 6조5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말 9조4000억원으로 2조9000억원(44.6%) 늘었다.

이 기간 40대가 받은 주택담보대출(167조8000억원)이 2조2000억원(1.3%) 늘어난 것과 비교할 때 증가폭이 상당하다.

50대(135조9000억원)와 60대 이상(71조8000억원)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각각 4조4000억원, 8조1000억원 줄었다.

특히 20~30대 가구의 주담대는 2월부터 수도권을 필두로 시행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규제에도 증가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처음부터 원리금을 갚도록 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대출수요를 실수요자 위주로 개편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크게늘어난 주담대는 20~30대의 주거난이 상당함을 시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래를 위해 가처분 소득을 축적하고, 소비해야 할 20~30대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지점”이라며 “올해 들어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감소했는데도 20~30대 대출 액수는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자금 용도에서는 실제 주택구입에 쓴 비중과 전세자금 반환용, 주택임차용(전ㆍ월세)으로 사용한 규모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엔 주택구입 비중이 50.9%였으나 올해 1분기 56.0%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주택임차용은 6.5%에서 10.4%로, 전세자금 반환용은 1.9%에서 2.2%로 늘었다.

반면 생계자금용도는 12.3%에서 11.1%로 소폭 감소했다.

한편, 정부가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한 2014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은행권에서만 325조1000억원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일시상환(달마다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 상환하는 상품)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39조5000억원, 내년은 46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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