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 법소원에 합헌 7, 위헌 2로 합헌 판결 - 법조계, "내용 보완해 재소원 해야…" 한 목소리 - 게임업계, '4대 중독법' 포함 연속된 규제에 '패닉' - 여가부, 게임을 선한 산업으로 선도할 것 입장 밝혀

지난 2011년 11월 '강제적 셧다운제'법안이 통과된 이후 업계는 물론 학계나 법조계, 심지어 일부 교육계 인물들조차 이 법안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헌법 소원을 제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몇몇 단체들과 개인들이 이 법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법안은 헌법 재판소로 넘어가 재판을 받게 된다. 지난 2014년 4월 24일은 이 법안의 정상 유무를 판별하는 헌법 재판이 열린 날이다. 이날 헌법재판소에 참가한 심판관 9명은 합헌 7, 위헌 2 판결로 '강제적 셧다운제'를 합헌으로 판결했다. 당초 '셧다운제'를 두고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던 만큼 법안이 폐지될 것으로 예상했던 관계자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반면 여성가족부는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 관련 규제를 이어갈 것이라는 내용을 공식 발표하면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네티즌들은 세월호 이슈로 전국민들이 애도하는 가운데 합헌 판결은 '날치기 통과'라는 비난까지 서슴지 않는다. 과연 청소년들은 앞으로도 게임을 할 수 없는 것일까. 혹은 더 큰 규제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궁금증을 풀어 봤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4월 24일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 따른 밤 12시부터 6시까지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금지하는 조항, 일명 '강제셧다운제'를 합헌으로 판결했다. 최종 판결은 '일부 기각'으로 청소년보호법 제23조의3 제 1항, 제51조 6의 2호를 대상으로 게임을 할 권리, 평등권, 부모의 교육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재판은 법무법인 정진의 이상엽, 이병찬 변호사가 담당대리인으로 참가했으며 국내 게임사를 비롯 다수 기관들이 소원을 제기해 이뤄졌다.

헌재, "어려운 판결이지만 합헌 결정" 헌법재판소는 판결에 앞서 '강제적 셧다운제'를 두고 기본권 침해, 제도의 실효성, 국내 인터넷게임 산업의 위축 효과, 청소년에 대한 지나친 국가적 후견주의, 개인의 오락 및 여가 활동에 대한 국가의 간섭과 개입이라는 관점에서 찬반 논쟁이 뜨거웠다는 점을 판결을 통해 알리면서 이 법안 자체가 논란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이어진 공식 입장 발표에서도 헌법재판소는 '인터넷게임 자체는 유해한 것이 아니다'고 못을 박았다. 여가의 일종이라는 표현을 여러 번 언급하면서 규제할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발표에서 헌법재판소는 청소년이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인터넷게임 특성상 중독성이 강한 반면, 청소년들이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과도한 규제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헌법재판관 중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이들은 "문화에 대한 자율성과 다양한 보장에 반해 국가가 지나친 간섭을 하므로 헌법상 문화국가의 원리에 반한다"라며 "'청소년의 수면 시간 확보'가 청소년의 기본권 제한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가 의심스럽고 기본적으로 인터넷게임을 유해하고 무가치한 수단으로 보고 있으므로 적절한 수단으로 보기 어렵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여가부, '게임을 선한 사업으로 선도할 것"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는 헌법재판소의 공식 판결이 발표된 직후 '환영한다'는 논조의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최근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과 스마트폰 등 과다 이용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국민적 우려가 심각함을 고려해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보호를 지향하는 헌법이념과 공공의 가치를 재차 확인한 것으로 사료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여성가족부는 "게임 산업이 청소년의 성장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선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헌법재판소조차 게임 산업 자체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여가부는 여전히 게임산업에 대한 시각을 '선하지 않은 산업' 으로 규정지으면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여성가족부는 "향후 관계부처, 게임업계, 학부모, 관련 전문가 등 각계가 참여하는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 문화 조성을 위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하면서 게임의 역기능을 예방 및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해 향후 게임과 관련된 규제 법안들을 추가로 발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학관연 협력해 추가 규제 막을 것 업계는 "이미 시행했던 국가들도 법안을 철폐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합헌 판정을 한 것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놓는 가운데 관련 기관 및 전문가들은 추가 규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사실상 헌법재판소조차 조심스러운 입장을 발표하는 상황에서 게임을 '나쁜 것'으로만 보는 규제들은 더 이상 할 수 없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 관계자는 "아직 판결이 나지 않아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밝히면서도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모바일 셧다운제 방지)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문화융성회 제 3차 회의를 진행하는 자리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막겠다'고 공언한 내용에 대해서는 "관련 방침이 만들어지면 따를 것"이라며 "일단 기다려 볼 일이다"고 답변을 유보했다. 또, 법조계 인사들은 "한 번 위헌 판결이 났다고 해서 이 판결이 불변의 원칙은 아니다"는 점을 강조하며 "얼마든지 재 소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논의를 거쳐 다시 한번 헌법 소원을 거는 것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학계 인사들 역시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대학교 교수, 우지숙 서울대학교 행정교육학원 교수, 이준웅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교수 등 일일히 열거하기도 쉽지 않을 만큼 많은 학계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 셧다운제를 비판했다. 이들은 "헌법 재판소의 의견은 존중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강제적인 규제'가 헌법 본래의 근본적인 정신에 입각해서 검토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례로 게임이 여가로서 적법한 부분은 인정하면서 이 게임 즉 여가를 즐길 권리는 무시하는 '이중적 잣대'를 비판하는가 하면,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의 조건과는 거리가 먼 조건을 마치 그런 것 처럼 평가하면서 근거로 들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연내 한법 재소원 있을 듯 강제적 셧다운제 합헌 판결과 관련 업계 및 단체들이 헌법재소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해 다시 한번 심사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법재소원이 제기되면 헌법재판소는 180일 이내 심의를 마치고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2013년 국회 법사위 소속 노철래 의원의 발표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에 계류되는 10건 중 9건의 심리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고, 심할 경우 2년 이상 계류되는 경우도 있어 판결 일자는 명확하게 확인키 어렵다. 실제로 셧다운제와 관련 헌법소원의 경우 지난 2011년 10월 28일 접수된 이후 2011년 11월 22일 사전 심사를 마치고 심판에 회부됐지만 판결은 약 2년 5개월뒤인 2014년 4월 24일에 내려졌다. 또, 일단 1차 헌법 소원 결과가 일부 기각으로 판정난 만큼 관련 협의를 지속해 보완할 필요성도 있어 근시일내에 재소원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청소년들에게 '셧다운제'는 족쇄처럼 남아 있을 전망이다.

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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