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예탁금 사상 최대…재건축ㆍ공모주에 돈 몰린다

[헤럴드경제=박영훈ㆍ정순식 기자]‘브리메인(Bremainㆍ영국의 유럽연합 잔류)가 초저금리로 갈곳 잃은 스마트 머니의 대폭발을 촉발시킬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950조원 규모의 시중 부동(浮動) 자금이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초저금리와 함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우려가 완화되면서 엄청난 유동성의 시중부동자금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대이동이 다시 시작된 양상이다.

주식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사상 최대로 늘어났고, 언제든 증시에 뛰어들 수 있는 단기성 대기자금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공모시장에도 엄청난 자금이 몰리고 있고, 갈곳없는 시중자금이 강남 재건축 시장으로 몰리면서 분양가는 물론 주변 아파트 가격까지 끌어올려 집값 거품을 확산시키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고객예탁금 잔액은 26조1809억원으로 전일보다 1조9626억원이나 늘어났다.

작년 7월20일의 종전 사상 최대치(24조7030억) 기록을 무려 1조5000억원가량 뛰어넘었다.

고객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으로, 언제든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초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갈수록 시중 부동자금이 투자형 자산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최근 고객예탁금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금리 인하”라며 “은행 예·적금만으로는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판단한 유동성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공모주 청약에 수조원의 자금이 몰리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오는 30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로스웰인터내셔널에는 청약 증거금으로 3조1505억원이나 몰렸다.

주식거래활동계좌수도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식거래활동계좌수는 지난 17일 현재 2247만3849개에 달했는데, 이는 올해들어서만 100만개 넘게 증가한 것이다.

대표적인 단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의 설정액도 지난 16일 120조원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는 사상 최고치인 2009년 3월16일의 수준(126조6242억원)에 바짝 다가선 규모다.

부동산 시장은 이미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 투자 상품인 재건축 아파트는 개포ㆍ반포ㆍ압구정ㆍ잠실 등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 재건축을 중심으로 최근 몇달새 수억원이 뛰는 등 시중의 부동자금 쏠림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인하한 이후 이런 흐름은 더욱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강남 재건축은 지역 내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워낙 적고 배후 수요가 탄탄해 부동산 투자 상품 가운데서도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시중에 마땅히 갈곳 없는 돈이 재건축에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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