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IS 테러 위협에 ‘비판’ 한목소리
-한국 내의 이슬라모포비아 확산 경계도
[헤럴드경제=신동윤ㆍ유오상 기자] 지난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부근. 이곳의 무슬림들은 6월 초부터 시작된 이슬람 성월 ‘라마단’에 맞춰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라마단 기간 동안 해가 떠 있는 시간동안 금식 등 행동을 절제해야하는 율법 때문인지 시간에 맞춰 기도를 하러 성원에 오가는 무슬림을 제외하곤 인적이 드물었다. 하지만 해가 지자 더위를 피해 금식을 이어가던 무슬림들은 삼삼오오 식당으로 모여 들어 이프타르(Iftarㆍ라마단 기간 중 하루의 단식을 마치고 일몰 후 먹는 첫 만찬)를 즐기기 시작했다. 이슬람 성원 안 뜰에 모인 무슬림들도 다같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음식을 나눠 먹었다.
하지만 최근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한국을 테러 대상으로 지목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무슬림들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터키에서 온 하칸(35) 씨는 “올해 라마단 역시 여느해와 다를 바 없다”며 “국내 무슬림들의 대부분이 한국에 대한 IS의 위협에 비판적이다. 무슬림은 이슬람교를 믿는다는 점만 조금 다를 뿐 이 사회에서 평화롭게 어울려 살고 있는 구성원”이라고 했다.
지난 19일 국가정보원이 IS가 우리 국민과 주한 미군 공군기지를 테러 대상으로 지목했다고 밝히며 테러에 대한 국민들의 경계심은 한껏 높아진 상황이다. 이로 인해 무슬림을 대상으로 한 ‘이슬라모포비아(Islamophobiaㆍ이슬람 공포증)’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겉보기엔 한남동 무슬림 사회는 이 같은 외부의 시선에 상관없이 평소와 같이 율법에 정해진 대로 라마단과 이프타르를 지켜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직접 만난 무슬림들은 IS의 이번 행동으로 한국 내 무슬림 커뮤니티에 ‘주홍글씨’가 새겨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터키 출신이자 17년간 한국에서 거주 중인 메틴(47) 씨는 “금요 합동예배를 드리러 가는 길에 한 한국인에게서 ‘왜 무슬림들은 사람을 마구 죽이느냐’며 훈계를 들은적이 있는데 정말 억울했다”며 “이슬람은 경전인 코란에서 전쟁 중에도 죄없는 사람은 죽이지 말라고 할 정도로 평화를 사랑한다. 코란의 가르침을 위배하는 IS의 무차별적인 살인 때문에 오해받고 있다”고 했다.
한남동에서 만난 무슬림들은 국내에서 IS를 추종하는 무슬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자꾸만 덧씌워지는 폭력적인 이미지에 대한 거부감도 찾아볼 수 있었다.
시리아에서 온 무하마드(31) 씨는 “최근 (시리아 출신) 무슬림이란 이유로 주변 지인들이 ‘혹시 IS가 아니냐’며 질문을 해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며 “IS와 무슬림을 동일시 여기는 사람들 때문에 매우 불쾌하다. 소수 테러리스트 집단인 IS를 무슬림 자체를 의미하는 듯 매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예멘 출신인 아지즈(29) 씨 역시 “IS는 이슬람 속에서도 소수의 이상한(rediculus) 사람에 불과하다”며 “한국 내 미군 부대와 한국인을 공격 대상으로 삼은 IS의 행동은 이슬람 율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국내 무슬림 전문가들은 이슬라모포비아의 확산에 대해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무슬림을 무서워하고 배척하는 순간 오히려 IS의 노림수에 넘어가는 꼴이라고도 했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1%의 테러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보안을 철저히 해야하는 정부 입장에서 지난 19일 국정원의 발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한국 내 무슬림에 대한 반감을 조장해 내부 갈등을 일으키려는 IS의 의도를 간파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내 무슬림들은 (출신 국가를 막론하고) IS와 관련이 없는 만큼 포비아의 대상으로 만들지 말고 감싸고 협력해야할 대상”이라며 “이슬라모포비아의 극복은 경제적으로도 중동시장 개척이란 큰 이익으로 연결된다는 점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