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18일(현지시간) ‘러시아판 다보스포럼’이라고 불리는 국제경제포럼에서 유럽의 지도자들을 잇따라 만난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사태 이후 악화된 양측의 관계가 해빙 무드를 맞게될 지 주목된다.

국제경제포럼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997년 첫 개최 이래 매년 열리는 행사로 각국 정부, 재계 인사들이 경제ㆍ사회 문제와 해법을 논의하고 지속적인 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모임이다. 러시아로서는 자국의 투자 매력을 홍보하고 외국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지만, 2014년 러시아의 크림 병합 이후 서방 주요국의 참가가 거의 중단됐다.

유럽은 2014년 이후 잇따른 경제 제재로 러시아에 대한 대출을 중단해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가했으며, 이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가 EU로부터의 육류와 채소, 잡화 등의 수입을 금지하면서 이탈리아, 그리스 등 농업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

올해 열리는 포럼에는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이탈리아의 마테오 렌치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등이 참석한다. 이에 회담 과정에서 양측이 서로에게 내린 경제 재제를 완화하는 계기를 찾게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비록 많은 EU 지도자급 인사들이 참석한 것이라고는 볼 수는 없지만 EU에 분열을 가져옴으로써 제재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오는 7월 31일로 기한이 끝나는데, 이를 6개월간 연장하기 위해서는 회원국들이 만장일치로 투표를 해야 한다. 일부 국가의 마음만 돌려도 제재를 허물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서방에서는 제재 해제를 원하는 정서가 퍼져가고 있다. 오래 전부터 러시아 제재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은 16일 러시아 쪽에서 먼저 EU 식품 금수를 해제해서 화해의 첫 발을 떼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내년 있을 프랑스 대선에 출마할 예정이다. 또 미국의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도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할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미국에 위치한 싱크탱크 독일마샬펀드의 조어그 포브릭은 러시아가 유럽의 단일한 제재 대오를 쪼개고 있다며 “유럽에는 원래대로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자본가들이 있고, 러시아 쪽에서는 이러한 정서를 잘 알아채 매우 영리한 외교를 시작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갈등이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제재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융커 EU 집행위원장 사무실은 융커 위원장의 포럼 참석이 제재 해제의 신호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지난달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민스크 평화협정’을 러시아가 완전히 이행하지 않음에 따라 경제제재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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