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외국인 매수로 대형주 주가가 꿈틀대고 있지만 ‘개미’들은 변동성이 큰 코스닥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1조8000억원 수준이던 코스닥시장의 신용잔고는 4월 말(28일 기준) 2조3760억원까지 늘었다. 넉달 새 32%가량 급증한 것이다. 이는 ‘버냉키 쇼크’가 국내 증시를 지배한 지난해 5월 말(2조3567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신용잔고는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것으로, 그만큼 코스닥시장의 상승을 기대하는 개인투자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일종의 ‘레버리지’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코스닥시장의 신용잔고는 연초 이후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 중소형주 위주의 개별 종목 장세가 이어지자 계속 늘었다. 이러한 흐름은 외국인 매수로 대형주 위주의 상승세가 나타난 4월 들어도 멈추지 않고 있다. 여전히 개미들은 변동성이 큰 종목에 높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단기 시세차익을 보려고 욕심을 부리는 것이다.
신용잔고가 높으면 그만큼 주식 매수가 늘어 주가는 상승할 수 있다. 문제는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극심한 이자비용까지 더해지며 ‘쪽박’을 찰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신용잔고 비율이 13%로 코스닥 종목 가운데 가장 높았던 알파칩스는 신용잔고가 떨어지면서 한달 새 주가가 10%가량 빠졌다. 빚을 내 알파칩스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는 종목 손실에 이자비용까지 떠안아야 하는 것이다.
또 일정 수준 이하로 주가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반대매매가 일어나면서 주가 하락은 더욱 커진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시 변동성이 큰 종목에 투자해 짧게 치고 나오려다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노주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대형주보다 위험과 성장 면에서 변동성이 크다”며 “신용잔고가 높은 업종이나 종목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5월 이후 어닝시즌에 접어드는 코스닥시장에 신용잔고 감소가 맞물리면 지수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노 연구원의 설명이다.
한편 코스닥 종목 신용잔고 비율은 지난 29일 기준 아이컴포넌트가 11.97%로 코스닥 종목 가운데 가장 높다. 이어 모다정보통신(10.42%), 에스티아이(9.73%), 바이오스페이스(9.47%) 등이 신용잔고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