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조 자산…멕시코 경제 사실상 지배 “지옥의 문도 갖고싶다” 별난 로댕 사랑

[특별취재팀] 빌게이츠와 세계 최고 부자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는 멕시코의 거부 카를로스 슬림(74). 멕시코 전화시장을 독점한 텔맥스텔레콤을 기반으로 금융과 타이어, 호텔, 외식 등 멕시코 경제의 거의 모든 사업분야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사실상 그는 멕시코의 경제를 지배하고 있다. 그의 자산은 80조원에 이르고, 멕시코가 만들어내는 모든 부가가치의 6%가 그의 손으로 들어간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로 그의 경제적 영향력과 부는 막대한 수준이다.

하지만 그의 보유 자산 못지않게 그를 화제에 오르게 하는 것이 있다. 그의 미술품 사랑이다.

그는 특히 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 작품의 애호가로 알려져있는데 무려 380점이 넘는 작품을 소유해, 개인 최대 ‘로댕 소장자’로 꼽힌다.

로댕 뿐 아니라 피카소와 달리, 르누아르, 모네 등 근대와 인상파 거장들의 유명작품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 1994년에는 부인의 이름을 딴 소우마야 미술관을 개관해 ‘소장품’들을 보관해두고 있다. 2011년에는 7000만 달러의 비용을 들여 새 미술관을 개관하기도 했으는데, 그의 사위인 멕시코 건축가 페르난도 로메로에게 디자인을 맡긴 이 미술관은 1만6000㎡에 6개의 전시실을 두고 있으며, 소장품이 6만4000여점에 이른다.

개관 당시 전문가들은 그의 미술관 컬렉션의 가치가 7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환율로 따지자면 약 7300억원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2012년 방한 당시에도 카를로스 슬림의 미술품 사랑은 이어졌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삼성의 리움과 플라토 미술관을 방문해 함께 작품을 감상했다. 특히 로댕 애호가인 그 답게 플라토 미술관에 상설 전시된 로댕의 지옥의 문과 칼레의 시민을 유심히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슬림 회장은 “나도 소장하지 못한 로댕의 지옥의 문이 서울 시내에서 상설 전시되고 있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라며 “로댕의 후기작 대성당을 모티브로 한 플라토 건축공간이 지옥의 문과 칼레의 시민 두 명작과 잘 어울린다”고 감탄을 표했다.

인류의 유산인 로댕을 ‘감상품’이 아닌 ‘소장품’으로 보는 것. 세계 최고 거부 슬림의 스타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