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개그맨 유상무(36)가 복면을 쓰고 등장했다. 20대 여성 성폭행 의혹에 논란의 중심에 섰던 유상무가 중심을 잡았던 KBS2 예능 프로그램 ‘어느날 갑자기 외.개.인’을 통해서다.

지난 12일 방송된 KBS2 ‘어느 날 갑자기 외.개.인’(이하 ‘외개인’) 에선 복면을 쓴 유상무가 화면에 얼굴을 비쳤다.

사건의 발단은 프로그램 제작발표회 직전 벌어졌다. 유상무가 20대 여성 성폭행 혐의로 사건 사고의 중심에 서자 프로그램은 야심차게 준비했던 제작발표회와 첫 방송 일정을 미뤘다. 앞서 지난달 20일 진행하기로 했던 제작발표회도, 그 다음날 예정이었던 첫 방송 일정도 기한 없이 연기됐다.

열흘을 훌쩍 넘긴 지난 2일에서야 프로그램을 재개하며 연출을 맡은 김상미 PD는 원래 5월 21일 방송이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이번주 일요일에 방송한다”라며 “많은 분들이 알겠지만 유상무 씨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 편집을 했다. 유상무 씨 측과 협의해서 자진 하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경찰 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해 다른 출연진이 언급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프로그램에 대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최근의 시청률은 휘청하고 있지만 이 프로그램은 공개 코미디의 강자 KBS가 그간의 노하우와 잘 구축된 시스템을 통해 다시 한 번 ’코미디 붐‘을 일구고자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연출을 맡은 김상미 PD 역시 ’개그콘서트‘의 독주 시절을 이끌기도 했다.

인기 개그맨들이 11명의 외국인을 후계자로 교육시키고, 가장 뛰어난 외국인 후계자를 선발해 ’개그콘서트‘ 무대에 서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각사를 대표하는 개그맨들이 총출동했고, 유상무도 그 중심에 있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에서 기존 유상무의 역할은 적지 않았다고 한다. 꽤 많은 분량을 차지한 데다 웃음을 만들어내고 상황을 전환시키는 역할을 했기에 유상무의 사건 이후 제작진은 난감한 상황일 수밖에 없었다.

제작진은 그러나 유상무의 분량을 과감히 편집해 방송했다. 지난 12일 기준 시청률은 불과 2.7%(닐슨코리아 집계, 전국 기준)다. 중심인물의 과감한 편집이 프로그램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힌 모양새다.

그러다 지난 12일 방송분에선 자료화면을 통해 옹달샘(유상무 유세윤 장동민)이 2004년 KBS2 ‘개그콘서트’에서 선보인 코너 ‘네비게이션’을 내보내며 유상무의 얼굴에 검은색 복면을 씌웠다.

KBS 관계자는 “여느 방송사와 마찬가지로 연예인들의 사건 사고가 있을 때마다 제작진의 고충이 만만치 않다”라며 “특히 지상파, 공영방송의 경우 시청자들의 잣대가 더 엄격한데 하필이면 프로그램을 이끄는 주축이라면 많은 분량의 편집으로 프로그램이 심심해질 수 있다. 제작진의 고군분투가 안타까울 때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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