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정보 이용 펀드매니저 처벌 의미는

해외선 미공개정보 규제 엄격 개정안 통과시 공정 거래 확립 업계에선 “사전고지없어 당혹”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펀드매니저 등 2~3차 정보수령자까지 제재하는 법률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유력해지면서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졌던 정보 흐름의 ‘삼각 커넥션’이 상당부분 깨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각 커넥션은 ‘상장사의 기업설명(IR) 담당자→애널리스트→기관투자자(펀드매니저)’로 이어지는 유착 관계를 일컫는 말이다. 그동안 이들을 중심으로 하는 시장의 비대칭적 정보유통으로 인해 개인투자자만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하지만 올해 초 CJ E&M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는 ‘업계의 관행’이었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의 처벌을 받았던 경우는 전무했다.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통법)’은 내부자(IR담당자)와 1차 정보수령자(애널리스트)만 처벌 대상으로 한정한다. 그러나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펀드매니저와 기관투자자를 처벌하는 규정이 사실상 없는 부분은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실제로 펀드매니저는 애널리스트에 대한 평가권을 좌지우지하는 환경 속에서 고질적인 ‘갑을관계’를 형성해 왔다. CJ E&M 사태 처리 과정에서 기업설명(IR) 담당 팀장과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관련자 12명을 검찰에 고발하거나 통보하는 중징계가 내려졌지만 2차 정보수령자였던 11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들은 따로 처벌받지 않으면서 제재의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해외 선진국들은 미공개정보 이용자들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내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할 경우 1차 정보수령자뿐만 아니라 2·3차 정보수령자까지 제재하고 있고, 미국 역시 2000년 10월부터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정공시규정(레귤레이션 FD)을 통해 특정인에게 투자정보를 미리 제공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업계의 고질적인 관행이 상당부분 개선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윤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그동안 2차 정보수령자 등 시장의 불공정 거래에 대한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었는데 이번 개정안을 통해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공정한 거래 관행을 확립하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공개 정보 교류가 관계자들끼리 일대일로 워낙 은밀히 진행되는데다 명백하게 증거를 입증하기 어려운 문제는 상존한다. 또 이번 개정안이 2~3차 정보수령자에게 과징금만을 부과하고 형사처벌은 따로 할 수 없게 규정하고 있는 점도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법상 징계 대상이 모호하고 불공평한 면도 있다”면서 “사전고지 없이 제재가 강화된 점도 당혹스러운 측면”이라고 항변했다.

양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