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은 지금까지 못보던 로맨틱 코미디다. 코미디로 시작해 중반부인 지금은 비극을 거치고 있고, 그렇게 해서 종국에는 해피엔딩으로 갈 것 같은 예감이다.
‘또 오해영’은 ‘예쁜 해영‘과 삼순이의 최신 버전 느낌을 주는 ‘그냥 해영’중에서 평범이 예쁜 걸 이기는 삼각 멜로라는 단순로코인줄 알았더니, 오해였음이 판명났다.
갈수록 달달한 로코가 아니다. 지금 그리고 있는 건 그리스의 비극을 보는 것 같다.
‘또 오해영’의 시작은 코미디였다. 이름이 같아 생긴 단순 오해로 시작해 지금은 4명 모두 멘탈 붕괴 또는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이건 누가 의도한 게 아니다. 대부분의 로코는 일을 엉망으로 만드는, 즉 계략을 꾸미는 자가 있다. 이를 악인(악녀)이라고 한다. 막장 멜로는 이를 드라마가 끝나기 직전까지 조금씩 모양새를 조금씩 바꿔가며 수차례 반복한다.
하지만 ‘또 오해영‘에는 악인이 없다. 작은 해프닝과 오해가 결혼이 뒤엎어지는 등 큰 충격파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일종의 인간의 운명 같은 건지도 모른다.
6일 방송된 11회에서 오해영(서현진)은 한태진(이재윤)과의 결혼직전 파탄 나게 한 원인제공자가 도경(에릭)임을 알게됐고, 도경이 사랑했던 예쁜 오해영(전혜빈)을 못잊어서 한 행위라는 사실까지 알게되니, 참담함이 밀려왔다. “잘난 니들 사랑싸움에 내가 이용됐다”고 생각하니 자괴감까지 맛봐야 했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여자주인공이 최악의 상태로 추락했다. 멜로에서 이보다 더 비참할 수 없다. 마음 정리가 안된다.
여주인공이 “내가 너무 허름하게 생겨서~”라고 자학도 했다. 지금 이 상태에서는 서현진은 에릭에게 접근할 수가 없다.결혼할 남자를 감방으로 보낸 남자와 사랑을 한다는 것도 납득이 안된다.
접근은 에릭이 해야 하는데, 미안하다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었다. 더 말하면 변명밖에 안된다. 그래서 에릭은 서현진을 떠났다.
지금은 오히려 전혜빈이 에릭에게 접근하기 좋은 멘탈이다. 도경이 한태진의 사업을 망하게 해 결혼을 못하게 한 것이 자기를 여전히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전혜빈은 에릭에게 “고마워. 오빠가 나 사랑해서 그런 거잖아”라고 말하며 재접근을 시도했다.
하지만 앞으로 최악 상태가 된 서현진-에릭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시간은 많다. 7회나 남았다. 그래서 긴 시간동안 큰 숙제를 던진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 결말이 새드엔딩이었다면 중반부인 지금 이렇게 큰 비극이자 파탄, 시련을 주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도경이 11회 말미에 “그 여자랑은 이렇게 끝나는게 맞는 것 같아요. 그 여자를 위해서라도 어차피 난 죽으니까...”라고 말한 것은 앞으로 회수하기 위한 떡밥또는 반전 카드이지 않을까.
그러니까 역대급 새드엔딩이 아니라 어렵게 얻어낸 해피엔딩으로 가는 중간과정일 수 있다. 박해영 작가가 그리는 이 드라마는 여주인공 서현진이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으면 귀인이 나타나는 철없는 달달 로코는 아니다. 그보다는 현실세계의 팍팍함과 지독함이라는 공감요소 속에 이뤄지는 센 멜로다.
따라서 나는 앞으로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지만 서현진과 에릭이 해피엔딩을 이룰 것이고, 그 이전 큰 시련에 봉착한 거라고 믿는다. 이렇게 철저하게 꼬여진 최악의 멜로 상황을 어떻게 반전시킬지를 지켜보는 게 ‘또 오해영’의 최고 관전포인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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