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30분 2시간여 눈을 붙인 제 친구 대중이가 휴대폰 알람소리에 무거운 몸을 일으킵니다. 오늘은 의정부를 들렸다 포천에 짐을 내려놓고 다시 청원, 그리고 다시 부산으로 달려야 합니다. 서울 강북구 번동에 사는 전대중(41.자영업) 씨는 화물차 운전기사입니다. 이틀 연속으로 운전을 하고 잠시나마 집에 들러 옷을 갈아입고 나갈 채비를 합니다. 새근새근 자는 아이들과 인사라도 나누고 싶지만 행여 잠을 깰까 까치발로 현관문을 나섭니다.

고된 일을 하는 걸 알지만 항상 만날 때마다 입가에 웃음이 떠나질 않았던 대중이가 어느 날부터 얼굴을 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두 아이의 아빠인 대중이가 조금 있으면 세 아이의 아빠가 됩니다. 어려운 살림살이에 셋째를 지울까도 생각했지만 인연의 소중함을 알기에 대중이는 오늘도 쉬는 걸 포기하고 다시 운전대를 잡습니다.

화물차 개인사업자인 대중이는 스마트폰 화물 알선소 앱에서 울려대는 오더에 의지해 하루를 보냅니다. 청원에 화물을 내려놓자마자 포천에서 부산 가는 화물 오더가 떨어졌습니다. 쉬고는 싶지만 오랜만에 뜬 장거리 오더에 승낙 메뉴를 눌러 봅니다.

9000여 만원에 달하는 5톤 윙카(화물적재함이 날개 모양으로 접혀지는 화물차)를 72개월 전액 할부로 구입한 대중이는 하루도 마음 편히 쉬지를 못합니다. 초등학교 때 집안이 어려워져 중학교 진학을 포기한 대중이는 안 해 본 일이 없습니다. 또래 친구들은 한창 응석을 부리며 학교를 다닐 때 대중이는 봉제공장 기숙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제단 일을 배웠습니다. 그렇게 모아 놓은 돈도 친구 좋아하는 대중이는 사기를 당해 무일푼, 다시금 모아 놓은 돈으로 결혼을 앞두고 대출을 끼고 산 아파트가 2008년 외환위기 때 폭락해 지금은 6년 째 팔리지도 않고 빚만 늘어 갑니다.

그래도 대중인 오늘도 앞만 보며 달립니다. 고속도로 졸음쉼터 한편에서 빵과 우유로 늦은 점심을 해결해도 휴게소에서 노숙을 해도 대중인 항상 가족이라는 비타민을 입에 털어 넣고 그렇게 힘을 냅니다.

제 친구 대중이가 한 마디 합니다.

“끝을 모르는 인생길을 달리는 우리 가장들,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고 긴 터널에 숨이 막혀도 그래도 가다가 마는 것 보다 달려 보는 건 어떨는지… 우리 모두 처음 가보는 인생길, 안전운전 하길 진심 어리게 기원해 봅니다.”

글ㆍ사진=안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