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비영리 사단법인서 점검 2개월전 구명시설 등 정상 평가 감사서 적발돼도 솜망방이 처벌 대행업체-정부 유착의혹도 제기
세월호가 그동안 비영리 사단법인인 한국선급을 통해 안전점검을 받아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전점검 민간대행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한국선급에 대한 정부의 감사에서 이 업체의 다양한 문제가 발견됐음에도 정부가 솜방망이식 처벌을 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안전점검 대행업체와 정부 간 유착이 이번 참사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칫 세월호 이상의 대형사고를 야기할 수 있는 각종 분야에서도 안전점검 민영화 바람이 불고 있어 주의가 촉구된다.
24일 선박업계에 따르면 세월호 점검을 담당한 한국선급은 정부를 대행해 선박검사를 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한국선급은 2개월 전 세월호 안전점검에서 구명시설, 통신설비 등 200여개 항목에서 ‘안전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사고 후 조사결과 안전점검표에 기재된 화물 적재량과 선원 수 등은 모두 엉터리였고 46대 구명벌 중 1~2대만 제대로 작동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김길수 한국 해양대 교수는 “선박 안전점검 대행은 국내 뿐 아니라 일본, 독일 등에도 있는 흔한 관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민간업체가 엉터리 안전점검을 하는 동안 정부는 “사단법인이기 때문에 감사에 한계가 있다”며 뒷짐만 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때문에 “한국선급과 해양수산부 관료 간 유착관계 때문에 솜방망이식 처벌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처럼 민간이 안전점검을 대행할 경우 경우 각 업체 간 비용절감 경쟁이 발생하고, 저렴한 비용에 점검을 대행하다보니 근로자 임금이나 시설 비용을 감축하는 등 제대로된 안전점검을 할 수 없게 된다. 관련 부처와의 유착관계도 필연적으로 뒤따른다. 때문에 지난해 12월에는 불법개조 차량 1400대에 합격판정을 해주고 수천억 원의 수수료를 챙긴 자동차 검사업체가 경찰에 적발되는 등의 사고도 발생한 바 있다.
이와 맞물려 최근 선박 뿐 아니라 다양한 사업장에서 안전점검 민영화 바람이 불고 있어 자칫 제2의 세월호 사건을 야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승강기의 경우 정기안전점검 외에 일상적인 안전점검을 민간사업자에 일임하고 있으며, 자동차 개조 역시 민간사업자가 담당한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원자력 분야에서도 최근 정부는 민간회사에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전 KPS의 기술력을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근 정부는 자유무역협정(FTA) 등 세계경제 개방 추세에 따라 선박검사 대행업무를 해외에 개방하려는 논의를 진행 중이어서 안전점검 대행업체의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용과 안전은 언제나 역관계로, 안전을 위해서는 비용이 더 들 수 밖에 없다”며 “이미 안전점검을 민간에 맡긴 업계는 다시 공공의 관리체계로 가져오는 게 불가능하지만 공공관리 기관에 의해서 통제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대행업체와 정부가 유착되는 일이 발생하거나 안전이 상품화되는 일을 막고, 감사를 철저히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목포=서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