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시티=김효태 칼럼니스트]● 새누리당은 청와대 거수기 정당의 모습에만 충실하다가 이렇게 됐다. 대통령 임기 종반에 들어서는 기점이 이번 총선이었으므로 현 대통령 이후를 대비한 새로운 대안과 희망을 모종했어야 했는데 대통령만 바라보고 시키는 대로만 하다가 저리 됐다. 멀쩡한 예비 대권 주자들까지 유탄을 맞고 나가떨어졌다. 이러고도 여전히 대통령만 바라본다면 더 망가질 것이다. 새로운 구세주가 필요해 보인다.● 이번 총선에 최대 수혜자는 더민주이다. 역설적으로 국민의당 덕에 가장 큰 어부지리를 받은 측이 더민주였다. 더민주는 여전히 자체적인 힘으로는 정권을 가져오거나 선거 승리를 쟁취할만한 능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 작은 희망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얼떨결에 차지하게 된 원내 1당의 지위를 잘 감당해낼지 걱정부터 앞선다. 설마 최악의 19대 국회보다 못하지는 않겠지? 그런데 그럴 것 같아서 걱정이다.● 국민의당은 이겼기에 망정이지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역시 곪아 터질만한 건이 적지 않았다. 일부 수준 이하의 수도권 출마자들, 당대표 측근이라는 이유로 당내에서 핵심보직을 맡고도 비례대표까지 손쉽게 얻은 인사들, 정치와 정당에 대한 이해능력이 딸리지만 당대표 주변에 있었던 덕에 당직을 맡은 후 당내 실력자들에게 줄서기에나 여념이 없었던 사람들 등 불안 요소가 곳곳에 내재돼 있다.● 선거 때마다 연대에만 매달린 정의당은 이제는 자생능력을 거의 잃어가고 있다. 필자가 예전 칼럼에서 말했듯이 정의당은 연대라는 항생제 혹은 인큐베이터에만 익숙해져 버림으로써 자체적인 항생능력을 잃어버렸다. 자업자득이다. 이러고도 더민주와 합당을 하지 않는데 (연대주의자들 방식대로라면) 정의당이야말로 심각한 야권분열 행위가 아닐까싶다. 정의당은 (야권)연대를 버리지 않는 한 더 어려워질 것이다.● 청와대는 국회와 국민을 그리도 무시하더니 총선 후 꿀 먹은 벙어리가 돼버렸다. 진박 마케팅의 실패를 북풍부터 시작해서 별의별 수단을 써가며 대체해 보려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애초에 진박마케팅 자체가 너무 무리한 욕심이었다. 솔직히 선거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은 대통령의 능력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보수언론이 억지로 만들어 준 것이다. 그럼에도 끝까지 독선적 스타일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 문재인 전 대표는 자신의 위기를 매번 혁신위나 비대위(김종인)를 통해 대신했다. 호남 지지에 따른 은퇴 발언도 애매하게 해놓고 은근슬쩍 피해간다. 정면 승부도 없고 자신만의 리더십도 없어 보인다. 이래놓고 무슨 국가지도자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만약에 대통령이 된다면 위기 때마다 대통령을 대신 할 대통령 대리인을 내세울 건가? 친노 세력도 새로운 모색이 필요해 보인다. 아직 시간이 조금은 남아있다.●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당 승리가 안철수의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국민의당 정당 득표율이 안철수 대표의 지지율보다 높았다. 국민과 호남민심은 제3당에게 응답했지만 대선주자 안철수에게는 아직 평가를 미루고 있다. 작지 않은 제3당을 만들었지만 커진 그릇에서 정치적 융화를 얼마나 해낼지는 미지수이다. 또 다시 오판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좋은 기회가 왔지만 그와 함께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김종인 대표가 친문세력 만들기의 행동대장이라는 점은 정치권에서는 대부분이 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친문세력 구축에 1등 공신이자 문대표의 대리인임은 명백한 사실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혁신위가 문대표의 리모콘에 의해서 움직였다면 비대위와 김대표는 미리 입력돼 있는 자체 CPU에 의해서 움직이며 독립적 활동처럼 보였다는 차이랄까? 앞으로 어떤 행보를 할지 뻔해 보인다.● 선거 공학주의자들 및 실제로는 9급 수준이지만 본인은 정치 9단으로 착각하는 분들이 많다. 이들은 아직도 총선 때 연대를 안했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33석을 더 차지했다는 얘기를 하나보다. 정치와 선거를 수학도 아니고 산수쯤으로 생각하는가 보다. 제3당이 가져간 표는 연대나 통합을 했다면 절대 올 수 없는 표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인지 멍청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9단이 아니라 9급이다.● 제3당이 아니었으면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또다시 과반을 차지했을 것이다. 정치와 선거는 산수가 아니다. 그리고 국민들은 똑똑하고 위대하다. 정치와 선거는 계산기를 두드려서 해법이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야권이 그리고 큰 꿈을 꾸고 있는 정치인들이, 정말로 정권교체를 해야겠다고 한다면 선거 공학주의자들과 9단 행세를 하는 9급 인사들의 얘기는 재미로도 듣지 말고 절대로 멀리해야할 것이다.“선거 기획과 실행” 저자. 선거·정치 컨설턴트 김효태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