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다도해해상과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섬 지역 생태계를 파괴하는 방목 염소에 대한 대대적인 포획 작업이 시작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1∼15일 집중 포획기간에 다도해해상 국립공원 내 진도군 조도면 백야도와 한려해상 국립공원 내 무인도인 통영시 한산면 대덕도 등 2곳에서 각각 55마리, 7마리의 염소를 포획했다고 17일 밝혔다.

공단은 두 섬을 포함해 해상 국립공원 일대 21개 섬에 870여 마리의 염소가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염소는 섬에서 자생하는 초본류, 누리장나무 등 목본류의 껍질과 뿌리까지 먹어치워 섬 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한다.

공단은 염소가 스트레스나 심각한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그물, 로프 등을 이용한 몰이식 방법으로 잡았다. 잡은 염소는 다시 방사하지 않는 조건으로 본래 주인에게 돌려준다.

염소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100대 악성 외래종이다. 식물상의 변화와 서식종수의 감소, 토양 유실, 수목 피해 등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해상국립공원 내 염소는 1970∼1980년대 소득 증대 목적으로 지역 주민들이 무분별하게 방목하면서 개체수가 급증했다.

원칙적으로 국립공원 내 공원마을지구에서는 1가구에 5마리 이하의 가축을 신고 없이 사육할 수 있다. 그러나 가구들이 무단 방목하면서 일부 염소가 야생화됐다. 천적이 없어 개체수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고유식물종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공단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상국립공원 일대 섬에 있는 염소 2672마리를 포획했다. 여름에는 숲이 우거지고 장마가 오기 때문에 잡기가 어렵고 봄, 가을이 포획할 수 있는 시기란 게 공단의 설명이다.

박보환 공단 이사장은 “염소 등 농가에서 키우는 다른 가축도 야생에 방사되면 자연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한다”며 “섬 지역 생태계의 건강성 유지를 위해 방목 염소를 지속적으로 포획하고, 포획이 완료된 섬에는 자생식물을 심는 등 국립공원 고유의 생태계 보호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won@heraldcorp.com

(사진) 해상국립공원에서 그물에 포획된 염소[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