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4ㆍ13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경제ㆍ금융관련 공약을 대거 쏟아낸 가운데, 금융권은 선거 결과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상황별 득실을 계산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전체 판세를 뒤흔드는 초대형 이슈가 없었던 이번 총선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것은 새누리당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이 들고 나온 ‘한국형 양적완화’ 공약이었다.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을 앞두고 금산분리 규제도 금융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이슈다.
▶한국형 양적완화 실현될까…한은법 개정 관건=새누리당은 한국형 양적완화 공약을 뒷받침하기 위해 20대 국회에서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현행법상 한은은 국채나 정부가 보증한 채권만 직접 인수할 수 있는데, 한은이 직접 산은, 주금공 등 발행기관으로부터 채권을 사들일 수 있게 법을 고친다는 얘기다.
당초 “강 위원장의 소신”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에는 “일리가 있다”면서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였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양적완화 시행을 놓고 당정 간 물밑 교감이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동안 찬반 여부를 밝히지 않은 청와대도 내심 양적완화 카드에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다만 양적완화 추진 과정에서 야당과의 마찰이 불가피하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반대하고 있는 데다 국민의당도 양적완화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부정적 입장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미국, 일본, 유럽과 달리 기축통화를 쓰지 않는 한국이 돈풀기에 나섰다가 외환시장의 불안만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금리인하 등 전통적 통화정책을 두고 발권력을 무리하게 동원했다가 통화당국의 신뢰성만 떨어뜨릴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20대 국회 개원 후 100일 내에 한은법 개정안을 내놓는다는 새누리당의 계획대로라면 7월부터 양적완화를 둘러싼 여야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정국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중간금융지주회사 탄생?…인터넷은행 탄력 주목= 금산분리 규제도 금융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이슈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엄격히 제한하는 금산분리가 IT기업의 은행업 진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현행법상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의 10%, 의결권이 있는 지분은 4%까지 보유할 수 있다. 일례로 카카오와 KT는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의 준비법인인 ㈜한국카카오의 지분을 각각 10%씩 보유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해 이 같은 규제를 뿌리뽑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7월 김용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산업자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의결권 지분보유 한도를 현행 4%에서 50%까지 대폭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12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인터넷전문은행이라 할 지라도 예외 없이 지분 4%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의당만 인터넷전문은행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해 10% 이내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20대 국회에서도 은행법 개정안이 표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금산분리의 대안으로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중간금융지주회사는 일반지주회사의 금융 자회사 보유를 허용하되 금융회사가 3개 이상이거나 자산규모 20조원 이상이면 중간지주회사를 설치해야 하는 제도다.
경실련 분석에 의하면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중간금융지주제 도입에 전향적인 분위기인 만큼, 언제든 논의의 불씨가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일반해고 시행과정 마찰 불가피=금융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는 일반해고 지침은 총선 이후 속도감 있게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경실련 측에 “일반해고 지침은 해고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원칙을 확립하려는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전달했다.
야당이 반대하더라도 정부의 일반해고 지침 추진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이다.
앞서 IBK투자증권이 지난 2월 금융권 최초로 일반해고 조항을 취업규칙에 반영해 저성과자 가운데 일반해고 대상자를 가려내기로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총선 이후 다른 금융회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도 올해 금융공기업을 중심으로 성과주의 정착을 추진할 방침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일반해고를 자의적 기준에 따른 저성과자 해고 지침이라고 못박고 성과주의 도입 저지를 위해 총력투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노사 간 임단협 협상도 파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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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양적완화=새누리당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이 내건 대표적인 경제 공약.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산업은행의 산업금융채권과 주택금융공사의 주택담보대출증권을 매입해 시중에 돈을 푸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서민들의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을 덜어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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