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일요일, 시민들은 그래도 벚꽃을 보러 나왔다.

서울시는 이날 정오에 미세먼지(PM-10) 주의보를 사흘 연속으로 발령했다. 하지만 미세먼지도 봄기운을 즐기려는 상춘객의 행렬을 막지는 못했다.

서울의 대표 벚꽃 군락지인 여의도 윤중로 인근에서 열리는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에는 이날 오후 1시까지 한나절 만에 23만 9천190명이 찾았다. 축제가 시작한 이달 4일 이후 누적 방문객은 742만 8천429명에 달한다.

미세먼지 탓에 하늘이 희뿌옇게 변해 강 건너편을 분간하기가 어려울 정도였지만, 만개한 벚꽃이 메운 축제 장소 만큼은 하늘이 분홍색으로 빛났다.

축제로 차량 운행이 통제되면서, 하늘에 매달린 벚꽃잎의 수만큼 많은 상춘객은도로를 가득 채웠다.

시민들은 분홍 벚꽃빛깔에 질세라 파스텔 색조 봄옷을 입고서 거리를 거닐었다.

미세먼지에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은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벚꽃잎은 봄바람이 불자 함박눈이 쏟아지듯 하늘하늘 흩뿌려 내렸다. 시민들은 흩날리는 꽃비가 머리 위에 떨어지는 줄도 모르고 기념촬영을 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곳곳에서 마술쇼나 길거리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도 열려 축제장을 걷던 시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일부 시민들은 인근 국회 잔디마당에 돗자리를 깔고 쉬며 망중한을 즐겼다.

경기도 파주시에서 축제장을 찾은 박진호(18)군과 황현지(18)양은 “올해 고3이라 교실에 틀어박혀 공부만 했었는데 기분 전환하러 멀리서 일부러 찾아왔다”며 “좋은 대입 시험 결과를 받아 들고 내년에 다시 찾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아내, 9살 아들과 6살 딸과 함께 찾은 장기헌(41)씨는 “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옇지만 화사한 봄꽃에 모두 가려져 느껴지지 않는다”며 “아이들도 너무 좋아해 나온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추억을 쌓으려고 나온 김수진(27·여)씨는 “떨어지는 벚꽃잎을 보니 봄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야속하다”며 “오늘이 봄꽃축제 마지막 날이라고 하는데 내년에도 꼭 다시 찾을 생각”이라고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