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ㆍ구민정 기자] 사건 처리에 불만을 품은 민원인이 서울 시내 경찰서에서 경찰관에게 염산으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경찰관에게 화학성 액체를 뿌려 화상을 입힌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로 전모(38ㆍ여)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이날 오전 8시45분께 관악서 3층 사이버수사팀 복도 앞에서 해당 팀 박모(44) 경사 등 경찰관 4명에게 염산으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으로 얼굴 3분의 2 정도에 액체가 닿은 박경사는 3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 중이다.

또 전 씨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다른 경찰관 3명도 염산 추정 액체가 몸에 묻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전씨는 2012년에 헤어진 전 남자친구가 다시 사귀자며 찾아오고 문자메시지로 협박했다며 2013년 9월 전 남자친구를 정보통신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경찰은 남자친구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각하 처분했다.

전씨는 또 올해 2월 8일에는 자신이 살던 원룸 건물 1층의 두 세대 유리창을 깨뜨린 혐의(재물손괴)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경찰은 전씨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전씨가 “사건을 박 경사에게 물어보라”며 출석에 불응하자 전씨에 대해 체포 영장을 신청할 계획이었다.

전씨는 경찰의 이같은 사건 처리에 불만을 품었고, 이날 오전 흉기를 들고 사이버수사팀 사무실에 찾아왔다.

이에 박 경사 등이 “복도에서 얘기를 하자”며 전씨를 사무실 밖으로 데리고 나갔지만, 전씨는 미리 준비한 보온병에 담아온 염산 추정 액체를 박 경사의 얼굴을 향해 뿌렸다.

경찰은 전씨에게 액체가 무엇인지 묻자 “염산이다”라고 답했으며, 전씨가 직접 인터넷으로 구매한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 경사는 해당 사건을 직접 맡은 적은 없지만 전씨와 상담은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전씨가 “박 경사가 평소 자신의 얘기를 잘 들어줬다고 생각했는데 잘 들어주지 않자 염산들고 경찰서 방문했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전씨가 어떤 경위에서 박 경사에게 범행했는지 조사를 하는 한편, 전씨의 정신과 병력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전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대로 전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r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