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최근 수사결과가 발표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위조 사건’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을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남 원장은 15일 국정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위를 챙기는 정보기관으로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해왔으나 일부 직원들이 증거위조로 기소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국정원장으로서 참담한 마음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정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의 수사관행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완전히 뿌리뽑아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 원장은 “이를 위해 시대상황과 정보환경에 부응하지 못한 낡은 수사관행과 절차의 혁신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강도높은 쇄신책을 마련하겠다”며 “과학화된 수사기법을 발전시키고,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국정원 본연의 업무인 대공 수사능력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떠한 경우에도 적법한 절차에 의한 엄격한 자기통제 시스템을 구축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국민이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는 최고의 정보기관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며 “이 위중한 시기에 국정원이 환골탈태해서 새로운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남 원장이 ‘간첩 사건’과 관련해 국민에게 고개를 숙인 것은 처음으로, 수사 결과와 관련한 국민의 가라앉지 않고 있는 불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앞서 14일에는 서천호(53) 국가정보원 2차장이 간첩사건 증거위조와 관련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서 차장은 이날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대공수사팀에서 국가안보를 위해 간첩수사에 최선을 다했으나 항소심 과정에서 증거제출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실무진에서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진행한 사안이지만 지휘책임을 진 사람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서울중앙지검 증거위조 수사팀(팀장 윤갑근)은 간첩증거 위조사건과 관련해 모해증거위조 등의 혐의로 이모(54) 국정원 대공수사국 처장 등 국정원 직원 4명과 국정원 협력자 1명 등 5명을 기소했다.

검찰은 당시 “형사법정에 제출된 증거서류가 위조된 사건으로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고, 외국 국가기관의 공문서가 위조된 사건으로 국가의 신뢰문제ㆍ외교문제로 비화될 수 있으며, 공무원이 일으킨 문제로 국민들의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범죄라고 생각해서 최선을 다해 실체를 발견하고 엄정하고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로 책임을 묻게 하겠다는 신념을 갖고 수사에 임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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