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기자]코스닥 부실기업의 절반이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섀도 보팅(shadow votingㆍ그림자 투표) ‘막차’를 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들 중 섀도 보팅을 대체할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곳은 전무했다.
14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재무건전성으로 인해 관리종목으로 지정한 코스닥 상장사 31개사 가운데 14개사가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섀도 보팅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동양시멘트와 3월 결산법인인 베리타스, 씨엑스씨종합캐피탈 등 3개사는 지난달 정기주총을 개최하지 않음에 따라 지난달 정기주총을 개최한 코스닥 관리종목 상장사는 총 28개사 중 50%가 주총을 앞두고 섀도 보팅을 신청한 셈이다.
섀도 보팅은 정족수 미달로 주총이 무산되는 것을 막아 기업들의 원활한 주총 진행을 돕고자 도입됐다.
주권발행회사가 주총을 개최하기 전에 소액투자자들에게 일일이 주총 참여를 독려하기 어려워 예탁결제원에 섀도 보팅을 요청하면 예탁결제원이 그 회사 주총에 참석해 실제로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의 의결권 찬성ㆍ반대 비율대로 의결권을 행사한다.
그러나 도입 취지와는 달리 기업의 소수 경영진이나 대주주가 소액주주의 의견은 반영하지않고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안건을 통과시키는 데 악용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러한 허점을 개선하기 위해 섀도 보팅이 내년부터 폐지됨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들이 마지막 섀도 보팅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기업들은 부족한 의결 정족수를 채우려면 전자투표제를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달 정기주총을 연 코스닥 관리종목 상장사 28개사 중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부실기업의 경우 전자투표제 도입에 따른 비용 부담이 우량기업보다 크고, 부실에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큰 소액주주들의 주총 참여도가 높아지는 것이 경영진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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