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는 IP(지식 재산권)경제다. 기업 활동의 중심이 제품 이전 단계인 IP로 급속히 이전되고 있다.국제 무역분쟁이 생산을 대표하는 반덤핑에서 지식을 대표하는 특허분쟁으로 이동된다.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애플과 삼성의 특허 대전이다.

한국은 IP 강국이라 자부하고 있다. 국제 특허 출원 세계 5위, 세계 최단 특허 심사 기간 등 특허 출원 관련 각종 지표들이 세계적인 특허 강국임을 입증하고 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IP 무역역조 7조원, 연구비 대비 기술 수익이 미국 대비 1/3에 불과하다는 지표들도 공존하고 있다. 한 마디로 양적으로는 IP 강국이나, 질적으로는 대단히 취약하다는 것이 불편한 진실일 것이다.

한국은 아무 것도 없는 세계 최빈국에서 숨가쁘게 달려온 추격자 전략의 성공 국가다. 1차 한강의 기적이다. 그런데 추격자 전략의 한계는 2만달러대 국가라는 것이 전세계 비교 연구에서 입증되었다.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창조경제를 성공시킬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창조성을 담은 IP의 활성화라는 것은 자연스런 결론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IP 거래와 금융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2010년 설립한 한국의 유일한 IP펀드인 인텔렉츄얼 디스커버리(이하 ID)사는 적자에 허덕이며 마땅한 역할과 수익 모델을 상실한 정체성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해결책이 절실히 필요하지 않은가.

삼성과 애플의 특허 세계대전 판결을 비교해 보자. 동일 사건에 대하여 미국 법원은 1조원대를 판결한 반면, 한국 법원은 불과 1억원 미만의 배상액을 판결했다. 무려 만 배의 차이다. 한국에서는 특허가 돈이 되지 않는다는 극명한 사례다. 소송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판결 금액의 의미는 특허 라이센싱보다는 특허 침해가 유리하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고 있다. 문제는 특허 재판의 전문성 부족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미국의 사례에서 입증되었다. 판결을 내리는 재판부의 전문성은 말할 것도 없고, 소송을 대리하는 대리인의 전문성도 의문시된다. 우리는 특허 전문가인 변리사의 소송 참여가 봉쇄된 갈라파고스 국가다. 매번 국회의 법사위에서 법 개정이 무산되어 왔다. 반대로 변호사들은 신청만 하면 변리사 자격을 획득하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제는 창조경제의 구현을 위하여 비정상의 정상화가 특허 재판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특허 침해 소송에서 징벌적 배상제의 도입도 시급하다. 알고도 침해하는 경우에는 3배까지의 징벌적 배상이 특허의 가치를 올려준다. 특허 손해배상 금액이 특허 가치 산정의 기초가 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특허 가치의 또 다른 요소는 사내의 직무 발명 보상제도다. 최근 지식재산위원회의 체계적 보상 제도의 추진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다. 직무 발명의 체계적 보상이 한국의 기술자들에게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사업을 하지 않는 특허 자본, 소위 특허 괴물(NPE)의 지나친 공격으로 인한 위협은 제한되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특허 정책의 변화 방향이다. 한국은 이 부분을 감안한 친 특허 정책을 통하여 부작용은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IP금융은 이러한 제도적 토양 위에 비로소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울 수 있을 것이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서는 IP금융의 활성화가 절실하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의 IP금융 활성화를 제언을 3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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