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4400여가구 공급 예정 높은 관심불구 비역세권 무덤덤 대부분 빌라촌 투자가치는 ‘글쎄’
“은평구 일대가 재건축된다고 해도 도심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은 소외될 수밖에 없죠. 서울의 다른 지역보다 싸다는 장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은평이라도 같은 은평은 아니니까요.” (은평구 응암동 공인 관계자)
은평구에 연내 4400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인 가운데 입지에 따라 온도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3호선 역세권 인근 아파트는 높은 인기와 청약경쟁률을 보이는 반면, 6호선과 사각지대에 선보인 일부 단지는 여전히 미분양에 그치고 있어서다. 이사철을 앞둔 춘삼월에 찾은 은평구에서는 장밋빛과 그늘이 비친 풍경을 동시에 볼 수 있었다.
▶화려한 비상 시작됐지만=포화상태에 달한 서울의 분양시장에 은평구는 ‘저평가 블루칩’으로 꼽힌다. 분양가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하고 빌라가 밀집돼 도심에서 경기도로 눈을 돌리기 전 서울의 마지막 선택지가 됐다. 따라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형성된 것이 특징이다.
은평구 녹번동의 한 공인 관계자는 “관내 다른 곳보다 녹지가 풍부해 쾌적한 환경이 수요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부분”이라며 “분양과 청약을 진행한 단지들의 경쟁률만 봐도 얼마나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은평구에서 최근 분양을 마친 단지들의 경쟁률은 불확실한 주택시장에 있어 일종의 반전이었다. 현대건설이 녹번역 초역세권에 선보인 ‘힐스테이트 녹번’은 평균 경쟁률 11.7대1로 전 타입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59A㎡ 타입에서는 최고 경쟁률은 39.8대 1까지 나왔다. 앞서 녹번동 1~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베라힐즈’도 성공적으로 밑그림을 그렸다. 10.45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고, 계약도 6일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화건설의 ‘은평뉴타운 꿈에그린’ 역시 구파발역 역세권 타이틀을 달고, 16대 1의 경쟁률로 5일 만에 100% 완판됐다.
역세권 인근에서 지역의 높은 기대감을 확인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동안 은평구 일대가 저평가 됐다는 의견과 프리미엄(웃돈)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렸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은평뉴타운 이미지가 일단 좋게 형성이 됐고 녹지가 많다는 점이 큰 매력 포인트”라며 “자녀를 둔 젊은 세대와 노후를 준비하는 세대 등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요소가 많다”고 분석했다.
▶입지 따라 온도차는 여전=불광역에서 버스로 10~15분 남짓 들어가야 닿을 수 있는 곳의 풍경과 이야기는 달랐다. 지하철 6호선과 3호선의 사각지대인 지역이다.
최근 서울시에서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안을 통과한 갈현동 12-248번지 일대도 마찬가지였다. 연신내역과 구파발역 사이, 마을버스 노선은 오직 하나. 출퇴근 피로가 상당해 도시정비에 교통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민의 볼멘소리가 들렸다. 갈현동에서 거주하는 박 모(54)씨는 “앵봉산이 바로 뒤라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는 있다”면서도 “재건축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버스 신규노선 등 도심 접근성이 먼저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미래 투자가치에 대한 물음표도 여전하다. 역세권을 제외하면 빌라 위주로 형성된 구도심 이미지가 강해 프리미엄이 붙을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물량들이 역세권이나 녹지를 품은 경계선에 지어지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며 “실수요자가 대부분인 빌라 밀집지역에 신규 단지가 들어서면 미래가치는 불투명해질 가능성 높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신규물량이 야기하고 있는 고분양가와 공급과잉 논란에 물음표를 제기한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은평구 매맷값은 3.3㎡당 지난 2013년 1월 1203만원에서 이달 1283만원으로 제자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아파트보다 단독ㆍ다가구, 다세대ㆍ연립이 많아 큰 변동이 없는 까닭이다.
반면 전셋값은 꾸준히 오름세다. 같은 기간 660만원에서 950만원으로 3년새 43% 올랐다. 최근 몇 년간 도심의 높은 전셋값에 떠밀려 유입한 세입자들이 많았고, 신축빌라를 소유한 임대인들의 월세 선호로 물건이 희귀해지며 오름세를 보인 셈이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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