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다음 달 3일로 개청 50주년을 맞는 국세청이 시대의 변화와 함께 ‘세무서비스 기관’으로 진화하고 있다. 세수 관리 방식이 대대적인 세무 조사나 사후 검증에서 벗어나 세금을 더 편하게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제대로 내도록 유도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전산 시스템, 조세 인프라가 발달하면서 국세청이 기업과 개인의 재산ㆍ소득을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세수가 늘었지만 부가가치세 사후 검증은 70%, 소득세 사후검증은 30%가량 각각 줄었다. 납세자들이 자발적으로 성실한 신고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세수를 늘릴수 있기에 세무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게 국세청의 방침이다.

국세청은 올해 세금신고부터 납부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모바일 전용 세금납부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각종 증명 발급 신청이나 사업자 등록 정정, 휴업·폐업신고도 모바일로 할 수 있게 된다.

인터넷 홈택스에선 그간 계좌이체로만 세금을 낼 수 있었는데 신용카드 결제도 가능해진다. 연말정산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해준 ‘미리 채워주기’ 기능은 확대된다. 소규모 사업자뿐 아니라 파생상품 양도소득세 신고서나 공익법인 신고서도 미리 채워진다. 이와 함께 빅데이터를 이용한 성실납부 안내도 강화하기로 했다. 국세청이 정교한 사전안내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동안 쌓인 세금 신고 관련 빅데이터 덕분이다.

2011년 전자세금계산서가 도입된 이후 사업자들의 매출을 상세히 집계할 수 있게 되면서 업종별·기업별로 정확히 세금 안내를 할 수 있게 됐다.

개별 기업이나 사업자에 어떤 항목은 공제받지 못할 것 같으니 고려해 신고하라고 안내하거나, 작년 신고한 항목에서 비용 부문이 과다한 것 같으니 올해 신고 때는 참고하라는 방식이다.

올해는 탈세 패턴을 분석해 탈세 위험도가 높은 업종과 납세자를 파악하고, 기업 전산시스템상 자료와 국세청 전산자료를 연계 분석해 탈루 혐의를 도출해내는 방법을 새로 도입한다.

그러나 세수 관리 방식의 변화로 법인세ㆍ소득세수를 점차 늘리고 있지만 국경을 넘나들며 벌어지는 역외탈세 문제는 국세청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국세청은 지난해 역외 탈세자 223명에게서 1조2861억원을 추징했다. 2012년 이후 추징 규모가 해마다 늘고 있다. 기업 규모가 커지고 해외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탈세 규모가 늘고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서다.

다행히 다자간 금융정보 자동교환협정에 따라 한국은 2018년부터 전 세계 97개국의 납세자 금융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스위스 은행이 보유한 한국인 계좌의 명의자 이름·잔액·이자·배당정보 등을 받아보고, 한국 시중은행이 보유한 스위스인 계좌의 정보를 보내주는 방식이다. 역외 탈세·탈루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2017년에 네덜란드, 벨기에, 아일랜드 등 56개국이 먼저 금융정보교환을 시작하면 2018년에는 스위스, 일본, 캐나다 등 41개국이 뒤따른다. 금융정보 자동교환을 앞두고 정부는 다음 달 말까지 자진해서 역외소득과 재산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신고한 사람에게는 과태료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국세청은 미신고자 역외 탈세자에 대해서는 대대적 검증과 처벌을 예고한 상태다.

이와 함께 해외금융정보 교환분석시스템(AXIS)을 가동하고, 자동 교환되는 해외금융계좌 신고법(FATCA)상 금융 정보, 국외소득자료를 분석해 역외 탈세 추적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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