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을 맞은 듯 잘려나간 교각 상판. 강물 위에 위태롭게 떠있는 상판에는 흉칙하게 찌그러진 차량들이 보였다.
평소와 같이 출근길에 올랐던 시민과 등교 버스에 탔던 학생 등 49명이 한강으로 추락했고 32명이 목숨을 잃었다. 조사결과 다리 상판을 받치고 있는 구조물의 이음새 용접과 연결핀 상태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는 이처럼 성수대교 참사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했지만 이후 삼풍백화점이 붕괴돼 500여명이 숨졌고 리조트가 무너져 대학생 10명이 유명을 달리하는가 하면 세월호가 침몰해 단원고 학생 등 3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이후에도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인재는 끊이지 않았다.
지난 22일 새벽부터 서울 내부순환로 일부 구간이 전면 통제됐다. 고가를 지탱하는 대형 케이블이 끊긴 채 발견된 게 교통통제의 이유다. 내부순환로가 건설된지 17년 만에 하자가 발생한 셈이다. 부실공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가 된 정릉천고가는 여러 개의 콘크리트 상판을 이어 만드는 방식으로 지어졌다. 이 상판들은 내부에 강철 케이블을 넣어서 서로 엮어놓은 방식이다.
그런데 교량을 지지하는 케이블에 빗물이 유입되면서 녹이 슬고 끊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정릉천고가에 사용된 공법은 콘크리트 내부의 강철 케이블 다발을 잡아당겨 하부의 인장력을 높이는 기술이다.
한때는 최신 공법이었지만 지금은 기본 중의 기본 공법이다. 만약 외부적인 요인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결국 부실 시공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서울시도 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시가 자체점검 과정에서 결함을 발견하고 시민들 안전을 위해 즉각적으로 조치한 점은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시민들을 생각했어야 했다. 통제 첫날부터 우려했던대로 우회도로가 얽히고 설켜 정체를 빚으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통제 소식을 미처 몰랐던 운전자는 내비게이션 따라 진입로까지 왔다가 봉쇄된 입구를 보곤 화를 내며 운전대를 돌린다. 통제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통제의 원인을 파헤치는 지혜는 없었을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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