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대형 정유 회사들이 저유가로 자금 사정은 나빠졌는데 주주들의 눈치를 보느라 배당은 쉽게 줄이지 못해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기업들이 ‘주주 엑소더스’를 막기 위해 우선 배당 지급을 유지하는 가운데 배당 삭감에 나선 기업들도 적지 않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로얄 더치셸과 쉐브론은 자금 출혈에도 불구하고 우선 배당을 줄이지 않기로 한 상태다.
일부 투자자들은 유럽의 대규모 정유회사들이 배당을 줄일 경우 낮은 국제 금리에 주식 투자로 몰렸던 주주들이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튜 비슬리 헨더슨 글로벌 주식 부문 대표는 “많은 투자자들이 정유 회사들이 배당으로 많은 돈을 주기 때문에 여기에 투자한다. 투자자들을 배당 삭감을 싫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을 줄일 경우 주주들은 단순히 수익이 적어지기 때문이 아니라 그만큼 회사 재무 구조가 취약해졌다고 해석해 투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
투자자들을 잡기 위해 높은 배당을 제공한 셸과 BP는 8%가 넘는 배당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FTSE 100에 상장된 기업 중 상위 10위권 안에 드는 수치다.
엑손모빌과 쉐브론, 셸, BP, 토탈을 모두 합해 지난해 배당으로 지급된 액수만 460억달러(약 55조6554억원)수준이다.
그러나 버티지 못하고 우선 급한 불 끄기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이탈리아의 에니는 지난해 배당 삭감에 나섰고 그 뒤를 코노코필립스, 아나다코 페트롤리엄 등 미국 기업들이 따랐다.
인베스텍의 찰스 월 전문가는 유럽 기업들은 배당을 삭감을 미국 기업들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BP와 셸은 대차대조표도 튼튼하고 유가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정제 부문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대규모 유럽 정유 기업들이 지닌 재무탄력성은 그들이 배당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 수 년 간 지속돼야 이들은 배당 삭감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