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황제노역 논란이 부른 공분은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을 동시간대 1위에 올렸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MBC ‘PD수첩’은 5.6%의 전국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일 시간대 방송된 SBS ‘심장이 뛴다’는 3.4%, KBS2 ‘우리동네 예체능’은 3.3%를 기록했다.
이날 두 예능 프로그램은 유난히 맥을 못췄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1주년 특집 총동창회를 열었지만 지난 1일 방송분이 기록한 4.4%에 비해 1.1% 포인트 하락했다. SBS ‘심장이 뛴다’ 역시 전부 방송분보다 1% 포인트 하락했다. 유일하게 상승세를 기록한 건 MBC ‘PD수첩’이었다. 허재호 전 대무그룹 회장의 이른바 ‘황제노역’ 파문을 파헤친 ‘PD수첩’은 전주 방송분보다 1.4% 포인트 상승하며 동시간대 1위로 올라섰다.
‘PD수첩’의 경쟁작은 각각 진정성 있는 웃음(‘우리동네 예체능’)과 웃음기는 쏙 뺀 감동(‘심장이 뛴다’)으로 프로그램이지만, 이날만큼은 ‘황제노역’ 논란으로 공분을 샀던 ‘PD수첩’에는 이기지 못했다.
이날 ‘PD수첩’에서는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지난 4년간의 뉴질랜드 생활을 추적했다.
앞서 지난 2010년 1월 항소심 당시 벌금 245억원과 국세 134억원, 지방세 24억원 등 400억원을 체납하지 않고 해외로 출국했던 허 회장. 검찰은 허 회장의 행방을 찾기 위해 인터폴에 수배를 내리며 허 회장의 귀국을 종용했다. 허 회장은 결국 귀국해 지난달 22일부터 노역을 시작했다. 하루 일당이 무려 5억원에 달해 이른바 ‘황제노역’이라 불리며 국민의 공분을 산 사건이었다.
‘PD수첩’ 제작진은 지난달 23일 허 전 회장이 살던 뉴질랜드 현지를 찾았다. 최근 허 전 회장이 뉴질랜드 오클랜드 시내의 한 카지노 VIP룸에서 도박을 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오클랜드 취재 과정에서 허 회장의 호화 생활에 대한 증언과 허 회장 일가의 재산을 확인했다.
허 회장이 살았다는 오클랜드의 T 아파트는 도심 한 가운데 자리해, 2011년 기준 약 14억원(153만불)에 달하는 초호화 아파트였다. 제작진과 만난 교민들은 한결같이 허 전 회장이 호화 요트를 타고 낚시를 즐겼다고 증언했고, 동영상에서 포착된 S 카지노에는 수년간 VIP 회원으로 출입했다. 심지어 허 전 회장은 뉴질랜드 고층 아파트 건설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는 부동산 소유자인 것으로 알려졌고, 현지 신문에선 백만장자에 이름을 올린 인사이기도 했다. 허 회장 일가와 관련한 부동산 시세는 무려 700억원 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방송에선 전했다.
여전히 초호화 생활을 일삼고 있었음에도 허 전 회장은 벌금 부과를 피한 것은 물론 5억원에 달하는 일당을 받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며 국민적 분노는 커졌다. 심지어 2007년 500억원대의 법인세 포탈과 100억원대의 횡령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허 전 회장은 세 번의 재판을 받는 동안 형과 벌금이 부쩍 줄었다. 1심 당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과 벌금 508억원을 선고받았던 허 전 회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을 선고받은 것. 불공정 사회를 정조준하며 허 전 회장의 숨겨진 왕국까지 폭로한 ‘PD수첩’은 대중의 공분을 산 시의성 있는 아이템을 선택하며 두 편의 예능 프로그램을 앞지른 성적표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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