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푼이 아쉬어” 극한알바라도 유급무죄 무급유죄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김소진(가명) 씨는 몇 개월 전 한 빵집에서 아르바이트(알바)를 시작했지만 제 발로 빵집을 그만 뒀다. 다름아닌 실무 책임자의 성희롱과 성추행 때문이었다. 김 씨는 “(실무 책임자가) 우유를 가리켜 남자 정액 같다고 하고, 남자와는 자봤냐, 느낌은 어땠냐고 물었다”면서 “급기야 옆을 지나갈 때 손으로 엉덩이를 만지고 지나가기도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시베리아발(發) 한파보다 더 무서운 ‘취업 한파’, ‘경제 한파’에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알바를 그만 두지 못하는 청년들 적잖다. 한 푼이 아쉬운 나머지 급여만 많다면 참고 다니겠다는 이들까지 있을 정도. 고객과 고용주의 갑질, 육체적 피로에도 불구, ‘생활고’, ‘경제난’ 앞에서 2030 청년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2일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털 알바몬이 알바 구직자 1105명을 대상으로 ‘기피 알바’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4.8%가 ‘급여가 짠 알바’를 기피 알바로 꼽았다. 이는 ‘부당대우가 예상되는 열악한 알바(30.6%)’보다도 4.2%포인트 높아, 부당대우를 당하더라도 급여가 높다면 이를 견딜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셈이다. 반대 문항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알바생들은 ‘선호 알바’ 역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알바(26%)’를 1위로 꼽았다.
높은 급여 앞에선 극심한 한파도 문제가 아니었다. 취업준비생 한모(27) 씨는 “자격증에 토익시험 응시료,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비용 등 돈 쓸 곳은 많고 물가는 오르고, 한 푼이 아쉬운 게 사실”이라며, “추워도 급여만 많다면 당연히 어떤 알바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사기를 당하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대포폰ㆍ대포차ㆍ대포통장 등 이른바 ‘3대 대포물건’ 범죄로 구속된 이들 가운데 20대가 48%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31%로 그 뒤를 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청년 구직난 등으로 고액의 알바 모집 공고문을 보고 찾아간 20~30대가 대포물건 관련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백우연 청년유니온 노동상담국장은 “최저 임금은 적고, 임금이 높든 적든 부당한 대우는 어디에나 존재하기 때문에 알바생들이 차라리 급여를 많이 주는 곳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하며, “그래도 부당 대우 등을 겪는다면 고용노동부 등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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