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KBS 대하사극 ‘정도전’이 KBS 드라마의 자존심을 지키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5일 방영된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극본 정현민, 연출 강병택, 이재훈)은 17.2%(닐슨코리아)의 전국시청률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새롭게 출사표를 던진 경쟁작들과의 격차를 벌이며 동시간대 정상을 차지했을 뿐 아니라 KBS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 이어 토요일 전체 시청률 2위를 기록했다.
특히 KBS로서는 ‘정도전’의 활약이 고마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중 안방을 찾는 드라마 중 특히 월화드라마인 ‘태양은 가득히’는 2%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외면받고 있고, 최근 종영한 ‘감격시대:투신의 전쟁’은 12.3%의 전국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지키며 마쳤지만 150억 대작이라는 명성에는 아쉬운 수치였다.
‘정도전’의 경우 KBS가 오랜만에 부활시킨 정통 대하사극으로 출사표를 던진 이후 잡음 없이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쏟아질 뿐아니라, 고려 말기와 현재 우리의 정치사를 대입해보는 의미깊은 드라마로 자리 중이다.
이날 방송분에선 고려의 운명을 바꿔놓은 역사적 사건 중 하나인 위화도회군 이후 개경 전투가 가장 큰 볼거리였다. 5만 군사를 돌려 개경으로 향한 이성계(유동근)가 이끄는 전투신은 압도적인 스케일과 영상미로 보는 내내 긴장감을 자아냈다.
최영(서인석) 장군과의 일전을 앞둔 엔딩신에서는 그 긴장감이 절정에 다다랐다. 최영은 이성계의 개경 진입을 막아섰지만, 대 군사를 거느린 이성계에 수적으로나 전력으로 열세였다. 결국 도성까지 이성계와 군사들이 들어왔고, 최영은 마지막 일전으로 이성계와 무장 대 무장 결투를 시작했다.
과연 명배우들의 명연기 결정판이라 해도 무리가 없었다. 나라의 운명을 뒤바꿔놓는 역사적 순간 앞에서 두 명의 중견배우 유동근 서경석은 고민하고 갈등하는 인물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고려의 반역자로 순식간에 역적으로 몰리는 상황이지만 개국의 정당성, 이른바 ‘대업’을 이루기 위한 정당성을 놓지 않는 이성계, 이성계에게 끝까지 고려를 지켜달라는 충정어린 호소로 가슴을 울리는 포은 정몽주(임호), 이성계를 아들처럼 생각했던 최영과 역시 최영을 아버지라 생각했던 이성계가 나라의 운명을 두고 서로를 향해 칼끝을 겨누는 모습이 이날 ‘정도전’ 안에 펼쳐졌다.
이제 ‘정도전’에선 고려의 충신, 백전노장 최영의 최후가 머지 않았다. 대의명분 앞에 목숨을 걸고 최후의 일전을 펼치게 된 두 무장의 대결은 6일 밤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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