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 사상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지면서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부도 기존 주민등록번호와는 별도의 개인식별 번호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민등록번호가 현재 13자리 체계로 바뀐 것은 1975년부터다. 주민등록제도를 처음 실시할 때 정부의 요청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김대영 당시 수석연구원이 만들어 준 것이다. 김 박사는 본인의 통계학적 지식으로 미국의 소셜 시큐리티 멤버, 즉 사회보장번호의 시스템을 참고해 간단히 만들었다. 공식 연구 프로젝트가 아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주민등록번호는 앞쪽 6자리, 뒤쪽 7자리 숫자 집단으로 구성돼 있다. 앞쪽 6자리 숫자가 생년월일이고 뒤쪽 첫번째 숫자 1은 남자, 2는 여자로 표시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2000년 이후부터는 3이 남자, 4가 여자다.
남녀를 구분하는 숫자 뒤부터는 발행자만 알고 검증할 수 있는 비밀 시스템이 들어 있다. 뒤쪽 2번부터 5번까지 숫자 4개는 시ㆍ도ㆍ군ㆍ구를 가리키는 지역번호다. 즉 발행지역이 4자리 숫자로 표시된다.
6번째 숫자는 해당 지역에서 그 번호를 부여하는 순서 기호이고, 마지막 숫자는 ‘체크 디지트(Check Digit)’라고 해서 앞의 6개 숫자 중 어느 하나만 바꾸어도 7개 숫자의 조합이 맞지 않아 위조를 가려낼 수 있는 검증용 숫자다. 주민등록번호는 마지막 숫자로 각자의 번호를 체크해 진위를 가려낼 수 있는 통계적 조합이다.
이 공식에 따르면 지역별로 총 1억명까지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을 수 있다. 따라서 남북이 통일된 이후에도 우리나라 인구가 1억명을 넘지 않는 한 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고 한다.
건설부 차관을 지낸 김대영 박사는 ‘세종으로 이어가는 KDI 홍릉시대 40여년의 발자취’에 기고한 글에서 “1975년 주민등록법 시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제기획원 김재익 국장이 상의를 해와 내가 아이디어를 내고 미국의 소셜 시큐리티 넘버를 참고해 우리 실정에 맞게 고안해 준 것”이라며 “간단한 업무협조였지만 그 후 우리 국민 모두가 제각기 자기 번호를 갖게 되었고 자손 대대로 부여받을 고유번호 시스템을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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