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푸틴을 가장 존경한다”고 밝힌 영국 극우정당 독립당(UKIP)의 당수인 나이젤 파라지(사진)의 ‘망언’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반유럽ㆍ반이민 정책으로 극우세력을 규합해온 그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도 친러 발언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러시아와 파라지의 관계를 파헤치겠다”면서 같은 날 파라지가 출연한 러시아 국영방송 러시아투데이(RT)의 방송 내용을 집중 조명했다.
이날 파라지는 RT와 가진 인터뷰에서 “유럽은 선거 민주주의로 다스려지지 않고 있다”면서 그 대신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한)1945년 이래 가장 최악의 사람들이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럽연합(EU)의 지도자들은 민주적이지 않으며 되려 반민주적”이라면서 이들은 “70년 유럽 역사상 가장 위험한 인물들”이라고 강조했다.
한 발 더 나아가 파라지는 EU가 조만간 붕괴할 것이며 EU가 바레인과 예멘 등 중동 국가들을 공격할 것이라는 과격 주장을 펼쳤다. 그는 “국제법 자체로는 영국과 프랑스, 미국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는 “석유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치권에 대해서도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하원은 정치 계급”이라면서 “그들은 모두 같은 학교를 다니고 같은 연구를 한 뒤, 곧바로 정치권에만 몸 담아 실제 직업은 가져본 적 없다”고 말했다. 또 하원의원들이 “남들을 그대로 따라 투표할 뿐”이라면서 “반론을 미리 생각하고 있는 자발적인 의원은 별로 없다”고 비판했다.
RT는 지난 2005년 러시아 정부가 설립한 보도 전문 채널로 줄곧 푸틴의 ‘마우스피스’(대변자)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연초에는 ‘미녀 앵커’로 유명한 리즈 왈이 생방송 도중 RT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서방에 적대적인 보도만 내놓고 있다고 비판하며 사임한 바 있다.
파라지는 지난 2010년 12월 RT에 처음 얼굴을 내비친 뒤 12번이나 방송에 출연했으며, 그 때마다 러시아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때문에 RT는 그를 가리켜 “영국 유권자보다 RT 시청자들에게 더 알려진 게스트”라고 추켜세웠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파라지의 ‘친러’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파라지는 같은 날 이뤄진 남성잡지 GQ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에서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꼽았다. 그는 “인간적인 면을 제외하고 지도자로서의 면모만 볼 때는 푸틴을 가장 존경한다”면서 “시리아 사태 때 보여준 전략은 성공적이었다”고 극찬했다.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대해선 “믿을 수 없을 만큼 차갑다”면서 “대외적 이미지와 상관없이 사적으로 볼 때는 더욱 성질이 고약하다”고 묘사했다.
앞서 그는 레바논 LBC 방송에서 이뤄진 닉 클레그 영국 부총리와의 TV 토론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서방의 도발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폄하한 바 있다.
당시 파라지는 “EU는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 EU 양자택일을 강요하기 위해 스스로 손에 피를 묻혔다”면서 “러시아는 도발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 브라이언트 전 하원 부의장은 “적의 적은 동지”라는 표현이 반 EU 운동을 이끌어온 그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말했다. 또 파라지가 “영국의 베를루스코니(부패와 권력 남용으로 물러난 이탈리아 전 총리)”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