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일부 공산당 원로들의 이익을 위협하는 수십년 래 가장 강력한 반부패 드라이브의 속도를 조절해달라고 현 지도부에게 촉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FT는 이는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밀어붙이는 고강도 반부패 캠페인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라면서 공산당 최고 상층부의 권력자 일가나 정치세력들을 너무 많이 건들지 말라는 ‘명확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상황에 대해 잘 알고있는 3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장 전 주석은 지난달 시진핑 주석에게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이 메시지에서 장 전 주석은 “반부패 캠페인의 족적(足跡)이 지나치게 커질 수는 없다“면서 “공산당 내부 많은 고위층 가족이나 심복들을 너무 많이 처리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도 물러나면서 후계자인 시 주석에게 반부패 투쟁을 너무 확대시키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후와 장, 두 전직 지도자들은 시진핑 정권의 반부패 캠페인을 지지하면서 동맹관계였던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를 숙청하겠다는 시 주석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두 지도자는 반부패 운동이 충분히 멀리 나갔으며 더 확대된다면 그들 자신의 이익 또는 해당 파벌의 동지들을 해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두 사람은 그칠 줄 모르는 엄격한 반부패 운동이 공산당 내부기층의 지지를 약화시킬 수 있고 공산당 통치의 안정에 위협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후와 장 두 사람 모두 임기 초기에 부패혐의로 유망한 경쟁자를 숙청했으나 그들의 사냥목표는 저우융캉만큼 강력하지는 않았다. 후진타오의 최측근인 링지화(令計劃) 당 중앙판공청 주임에 대한 공개수사가 이뤄질 것이란 소문도 지속적으로 나돌고 있다.

시 주석은 마오쩌둥(毛澤東)의 말을 인용, “호랑이(고위 공무원 )뿐만 아니라 파리도 잡겠다”고 맹세했다. 중국 당국은 몇주 안에 가장 큰 호랑이인 저우융캉에 대한 수사를 공개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지만 반부패 캠페인에 ‘호랑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48년 공산당에 밀리고 있던 국민당 지도부는 금융센터 상하이의 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호랑이 사냥’을 개최했다. 마오쩌둥은 50년대 반부패운동을 시작하면서 호랑이 뿐만 아니라 파리도 잡겠다고 약속했다.

시 주석 역시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호랑이와 파리를 함께 잡겠다’는 상징적 구호 아래 연일 고위관리들을 낙마시키며 강력한 부패 단속을 벌이고 있다.

이는 중국의 소비에도 영향을 주고있다. 선물과 뇌물로 애용되고 있는 글로벌 명품 제품들의 중국내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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