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아침~저녁까지 게임은 이미 시작 새누리 텃밭인데 홀대받는 느낌 초선 오면 배우는데 시간 필요 지역 현안 잘아는 내가 적임 박근혜 성공하려면 더 큰 고언필요
조윤선 하루 10개이상 일정 강행군 날 성장시켜준 토양에 보답 17대땐 경험부족 판단 출마 거절 이젠 입법·행정·靑 경험등 풍부 족쇄아닌 날개 되는 국회 일조
본선보다 뜨거운 경선이다. 부연설명이 필요할까.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맞붙는다. 이름값만으로도 충분하다. 서울 서초갑은 가장 뜨거운 경선 격전지로 떠올랐다.
정치계를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 정계에 남긴 굵직한 경력 등 하나부터 열까지 이들은 비교 대상이다. 물러설 이유도 여유도 없다. 승자는 보장된 여의도 입성이고, 패자는 쓰라린 5년이다.
헤럴드경제는 조 전 수석과 이 전 최고위원을 차례로 인터뷰했다. 공통 질문을 바탕으로 이를 재구성했다. 두 여성 라이벌의 최초 가상 대담이다.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근황이 궁금하다.
▶조윤선 전 수석(이하 조)=지난 5월 정무수석직을 사퇴한 후 주변 정리를 하며 지냈고, 그동안 못 뵌 분들을 뵙고 조언도 들었다. 출마를 선언한 이후 지역에 크고 작은 행사가 많아 하루에 10개 이상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혜훈 전 최고위원(이하 이)=김회선 의원이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 시계가 빨라졌다. 사무실을 급히 열고 민방위 훈련에 가서 인사드리고, 이미 본선이 시작된 것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쉴 틈이 없다.
-나란히 내년 서초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왜 서초갑인가.
▶이=서초갑은 유권자가 새누리당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주는 지역이다. 그런데 지역주민 내에선 홀대받는다는 서운함이 있다. 초선이 오면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의원 일을 배워가야 하는데, 배우는 데에 시간을 소모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지난해 부동산3법이 통과됐다. 그 혜택을 볼 수 있는 기한이 3년이다. 벌써 1년이 지났다. 내년 4월(총선)이면 1년 8개월 남는다. 초선이 온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어떤 복병이 숨어 있는지, 그걸 배우다가 1년 8개월을 모두 보내게 된다. 지역 현안을 아는 3선의 힘이 필요하다. 상대후보와 비교하자면, 공부하는 데에 4년이 필요없는 사람이 이혜훈이다.
▶조=늘 고향을 위해 일하는 의원이 부러웠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서초에서 자랐다. 요즘도 동네를 다니다 보면 “서초가 40년간 키워준 사람”이란 말을 많이 듣는다. 고향을 위해 헌신하는 국회의원이라면, 국회의원이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을 그런 진심과 마음이 생긴다. 또 한국에서 가장 건전하게 보수 이념을 견인할 수 있는 지역이 서초다. 그런 믿음, 자부심이 있다. 나 역시 그런 분위기에서 자랐다. 오늘날까지 날 성장시켜준 토양이 서초갑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서초갑은 본선보다 경선이 치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만의 경쟁력을 무엇으로 꼽는가.
▶조=지난 17대 총선 때 서초갑 출마를 거절했었다. 당의 권유를 거절한 이유는 경험이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변호사 시절이었다. 더 경험을 쌓고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에 고사했다. 그 뒤로 은행에서 부행장을 맡고 민간에서 경영수업을 배웠다. 그 뒤로도 입법부에서 일하고 행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해낸 것, 이런 경험이 다른 후보에는 없을 나만의 자산이다. 민간에서 책임있는 자리를 맡아보고, 국회, 정부, 대통령선거, 청와대에서도 일을 해본 경험이 나만의 경쟁력이다.
▶이=서초갑은 항상 훌륭한 분이 국회의원으로 왔다. 학력이나 경력이 모자라는 분은 없다. 훌륭한 분이 와도 지역구 국회의원은 바로 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특수한 사정을 다 알아야 한다. 현장에서 몸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워야 하는데, 시행착오하는 동안 주민들은 기회를 잃게 된다. 지역의 현안을 얼마나 알고, 어떤 일을 해왔는지가 중요하다. 동네 골목골목마다 무슨 현안이 있고 어떤 이해관계가 있는지, 이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알고 있는 경험이 필요하다. 그게 내 경쟁력이다.
-조 전 수석에는 ‘친박’, 이 전 최고위원에는 ‘원조친박’이란 평가가 뒤따른다. 그만큼 두 후보 모두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이런 평가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이=원조친박이 맞다. 부인할 수도 없고 부인한다고 해도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맞다.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고자 정치 생명을 걸고 일했으니 원조친박이 맞다. 그런데 친박 앞에 ‘원조’란 단어가 붙는 이유는 현재 친박 실세가 아니라서 그런 듯 싶다(웃음). 대통령 입장에선 불편하실 수도 있는 고언을 하다보니 친박 실세에서 멀어졌기 때문인데, 부끄럽지도 않고 당당하다. 개인으로서 안위보다 대통령이 성공하는 게 더 중요하다. 성공을 위해 고언을 마다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조=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도록 죽기 살기로 일했다. 배우고 경험한 것 모든 걸 쏟아내서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에 최선을 다했다. 또 성공한 대통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보좌했다.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적의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선택한 게 바로 이것(총선 출마)이다. 그런데 친박이 아닐 수가 있는가.
-박근혜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조=박 대통령은 정치인으로서 배워야 할 점이 많다. 특히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이 그렇다. 대통령이 생각하는 국민은 집단적 집합체가 아니라 직접 만나본 한 명, 한 명의 총합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떠올리며 일하기 때문에 메시지, 행동 하나하나가 한결같다. 국민을 생각하고 섬기는 마음에서 나온다. 시장을 방문할 때에도 넘치는 인파 속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누군가 선물을 전해주면 남을 주지 못한 채 품고 있다가 선물을 주신 분이 시야에서 멀어진 후에야 맡기곤 한다. 급박하고 정신없는 상황 속에도 단 한 번도 예외를 보인 적이 없다. 대통령을 모시고 정무수석으로도 일하면서 누구도 할 수 없는 경험과 공부를 하게 됐다. 정말 대통령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 자산을 갖고 대통령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건 반드시 할 도리라 생각한다.
▶이=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고언을 한다. 난 고언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고언이 있어야 성공하는 것 아닌가. 사람마다 소통하는 스타일이 다르다. 박 대통령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이 원하는 방식과 거리가 있어서 많은 국민이 우리 방식으로 소통하길 원하는 갈증이 있는 듯하다. 박 대통령이 조금 더 넓게 보셨으면 좋겠다. 그 품으로 국민을 모두 안을 수 있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박 대통령이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대통령으로 남아야 물불 안 가리고 박 대통령을 위해 일했던 나도 뿌듯할 것 같다.
-경선 룰을 두고 새누리당 내에선 이견이 많다. 여론조사 비율이나 전략공천 등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한데.
▶이=여론조사 비율은 어떤 식으로든 상관없다. 개의치 않는다. 전략공천은 최고위원으로 있던 시절 규정을 만들었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우선추천은 대구경북(TK)이나 강남과 무관한 제도다. 호남이나 제주도 등 열세지역에 해당하는 제도다. 우선추천으로 TK나 강남을 언급하는 건 제도를 악용하는 주장이다. 부끄러운 얘기다.
▶조=여론조사 비율이 어떻게 변하든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 공천룰은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당이 전체 선거를 어떻게 끌고 갈지를 논하는 중차대한 결정이다. 당에서 결정을 내리면 그에 따라 멋있고 정정당당하게, 지역주민이 보기에 창피하지 않게 승부하면 된다. 우선추천 지역도 어떤 결정을 내리든 당이 결정하면 그에 따르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
-국회의원이 된다면,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
▶조=정부에서 일을 해보니 저출산을 비롯, 곧 닥칠 심각한 문제를 장기적 관점에서 대응하지 못하는 측면이 많다. 이는 입법부에서 안목을 갖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입법ㆍ사법ㆍ행정을 통해 배운 경험과 역량을 갖고 일하는 데에서 보람을 찾고 싶다. 족쇄가 되는 국회가 아닌, 날개가 되는 국회를 만드는 데에 역할을 하고 싶다.
▶이=아무래도 경제 분야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싶다. 투명한 조세정책, 역외탈세 등에 관심이 많았고, 앞으로도 많이 해나가고 싶다. 현 정부의 경제 공약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게 경제민주화다. 경기부양으론 한국 경제위기의 본질을 해결할 수 없다. 중산층ㆍ서민층의 구매력이 떨어져 있다. 과거처럼 수출을 하고 돈을 벌면 서민 주머니로 돌아오는 게 아니라 일부 대기업에 머물러 있다. 결국 문제를 해결하려면 경제민주화로 서민 주머니를 두둑하게 만드는 게 근본 해결책이다.
김상수ㆍ김기훈ㆍ양영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