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남지 않은 올해, 노동개혁 법안이 임시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치열한 노사정 논의를 거쳐 만든 노동개혁 법안은 정기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12월 10일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야당이 내홍을 겪고 있어 노동개혁 법안에 대한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동개혁이 지지부진한 사이 노동개혁에 일말의 희망을 걸고 있는 청년들의 고통도 커져만 가고 있다.

여기서 조금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취업조차 어려운 청춘들에게 통상임금 범위 조정과 근로시간 단축이 노동개혁 현안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쩌면 사치가 아닐까?

노동개혁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이다. 정규직 중심의 경직된 노동시장을 보다 유연화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이를 실천하는 방법이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기간제근로, 파견근로, 사내하청 등과 같은 소위 넓은 의미의 비정규직에 대한 편견이 심하다. 심지어 노동문제 전문가들조차 이들을 두고 저질 일자리라 폄하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비정규직의 고용환경이 정규직에 비하면 여러모로 열악한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광의의 비정규직을 다 싸잡아 나쁜 일자리라 매도한다면, 비정규직으로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실례가 아닐까.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반반한 인턴자리 하나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다. 그런 젊은이들 앞에서 가진 자들이 나쁜 일자리라고 하는 것은 마치 끼니를 거르는 사람 앞에서 반찬투정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들이 과연 그러한 말을 할 자격이나 있는지 되묻고 싶다.

고용동향이 심상치 않다. 신규 일자리 창출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저성장 추세로 인한 것이다.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지기 어려운 구조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규직 일자리만을 고집하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물론 해법은 있다. 정규직을 쪼개어 나누면 된다. 외국처럼 정사원을 다양화하는 것이다. 우리도 이러한 시도를 한 적이 있는데, 시간선택제가 그것이다. 그런데 시간선택제도 또 다른 이름의 나쁜 비정규직이라는 비판에 부딪혀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새로운 니즈에 맞게 고용형태를 다양화하는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노동개혁 성공 사례로 독일의 하르츠개혁과 아일랜드의 사회연대협약이 종종 인용된다. 이 두 나라 노동개혁의 핵심은 고용의 ‘유연안정성(flexicurity)’이었다. 일본도 불황에서 탈출하기 위해 독일과 같이 파견을 전면적으로 허용했고, 기간제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등 고용을 유연화하게 하는 종합처방을 내놓았었다.

지금 많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고통을 겪고 있다. 청년실업 문제해결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 큰 대가를 치른 나라를 많이 봤다. 우리 정치권은 골든타임이 지나기 전에 청년실업에 대한 처방전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은 고용절벽에서 고통 받고 있는 청춘들이 웃을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주는 것이다. 노동개혁 입법이 그 시초가 될 수 있을지, 올해 마지막 국회를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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