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어렵고 힘든 작업이었지만 그만큼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스타작가 김수현과 함께 안방에 돌아온 이지아가 드라마를 마치고 제작사 측을 통해 건넨 종영소감이다.
이지아는 30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이하 ‘세결여’)를 마치며 다시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드라마 주인공 은수도 다른 상대를 찾아 세 번 결혼하는 대신 오롯이 자기 자신에게 의지하는 홀로서기를 선택했기에, 드라마를 마친 그의 행보가 유난히 주목을 받고 있다.
드라마에서 이지아가 연기하는 ‘은수의 삶’은 다사다난했다.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의 제목이 암시했던 것처럼 드라마 안에서 이미 두 번의 이혼을 했다. 시어머니와의 갈등이 첫 번째 이유, 불륜으로 신뢰를 저버리면서도 당당했던 남편의 이기심이 두 번째 이유였다. 가정에서는 착한 딸이어야 했지만 위태로운 결혼생활로 늘 아픈 손가락이 돼야 했고, 하나뿐인 딸에게는 부모의 이혼과 재혼으로 상처만 안겨야 했다. 두 번째 이혼 이후 아기를 임신한 상태였지만, 은수는 시댁의 요구대로 출산 이후 아이를 보내는 것으로 결혼의 고리를 끊어냈다.
한바탕 눈물을 쏟아낸 뒤 혼자의 길을 택한 은수는 결혼과 이혼으로 피폐해진 그동안의 삶을 맥주 한 캔으로 시원하게 씻어냈고, 더부룩하게 쌓여있던 답답함은 트림 한 번으로 밀어냈다. 시청자 사이에선 말도 많은 결말이지만, 드라마 속 은수에게만큼은 후련한 해피엔딩은 아니었을까.
긴 드라마를 마친 이지아는 제작사를 통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말로 짧은 소감을 전했지만, 여기엔 유난히 많은 의미가 담겨진 것처럼 다가오고 있다.
지난 2011년 이지아를 둘러싼 파란의 여파는 거셌다. ‘외계인설’까지 나돌던 신비주의 여배우는 대중 앞에 모든 비밀이 낱낱이 파헤쳐졌고, 그 이후 쉽지 않은 나날들이 이지아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마음을 다 잡고 MBC ‘나도 꽃’으로 복귀를 시도했지만, 드라마는 반응이 좋지 않았다. 풍파 많은 실제 인물과는 어울리지 않는 밝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이지아에게 몰입하기엔 대중 역시 시간이 필요해보였다.
그러다 다시 만난 ‘세결여’는 적어도 이지아라는 배우가 있었다는 존재감은 확인한 작품으로 남게 됐다. 드라마 초반 외모변화를 둘러싼 반응이 연기력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고, 중반 이후에도 시청자에게 은수 캐릭터는 그리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아 조연배우들이 더 주목받는 상황도 그려졌다. 하지만 이지아는 조용히 드라마 안에 녹아들며 은수의 이야기를 전했다. 전 남편의 이기심에 상처받은 은수는 모든 아픔을 감내하며 누군가의 딸로, 엄마로, 며느리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묵묵히 그려가며 시청자에게 다가왔다.
드라마를 끝낸 지금 이지아는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지난 2012년 3월 전속계약을 체결한 윌 엔터테인먼트와는 ‘세 번 결혼하는 여자’를 마지막으로 이별을 하게 됐다. 드라마 종영 이후엔 통과의례처럼 진행했던 언론과의 인터뷰 계획도 이지아에겐 없다.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의 출연을 계획하고 다음달 9일 녹화일정도 세워뒀지만, 최종 조율을 앞두고 출연은 끝내 불발됐다. 너무 많은 사연의 주인공인지라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야 하는 자리가 부담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이지아에겐 이혼 당시 조정내용에 결혼생활에 대한 비공개 의무 조항도 포함돼있다.
윌 엔터테인먼트 측은 “현재 이지아의 거취와 행보는 아직 정해진 게 없지만, 심사숙고해 소속사를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시 돌아올 이지아에겐 그동안 쌓여있는 무거운 그림자가 조금은 덜어져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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