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사후서비스 불공정 조사

정부가 애플의 횡포에 드디어 칼을 뽑았다. 고가로 제품을 팔면서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적용한 사후 서비스 정책을 강요하던 애플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본격적인 조치에 나선 것이다.

특히 소비자는 물론, 사후 서비스를 진행하는 계약 업체조차 애플의 일방적 결정을 강요하던 불공정 관행이 초점이다. 이 과정에서 애플의 비밀스런 사후 정책의 상징이던 ‘진단센터’의 문이 열릴지 관심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애플과 국내 AS 대행 업체간 불공정 계약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업체간 계약을 넘어, 일방적으로 애플에게만 유리한 내용을 강요한 것이, 궁극적으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수리업체가 불량으로 판단한 제품에 대해 애플이 일방적으로 거절할 수 있는 조항을 문제로 삼았다. 카메라, 액정, 외형 등 아이폰 출고 당시부터 문제가 있던 제품으로, 수리업체가 동일한 타 제품으로 교환을 의미하는 ‘리퍼’를 시행해도, 사후 애플이 일방적으로 ‘소비자 과실’로 결정하면, 그 손실을 고스란히 서비스 업체가 떠안토록 한 것이, 결국 소극적인 AS 대응과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공정위는 고객의 수리요청 취소를 제한하는 조항, 최대수리비용을 먼저 지불하도록 강제하는 조항, 수리업체가 주문한 제품을 배송하지 못하거나 늦어져도 애플이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조항 등을 불공정 약관으로 보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사후 서비스 대행 업체의 시정 명령을 통해 해소했지만, 애플과 이들 업체간 불공정한 계약으로 여전히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애플이 휴대전화 수리 범위를 소비자 동의 없이 임의로 결정하는 관행도 문제다. 소위 ‘진단센터’라는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보내 일방적으로 제품을 조사하고, 소비자 과실로 몰아가는 이상한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정부의 의지다. 통상 소비자가 보는 곳에서 제품을 분해, 불량 원인을 진단하고 수리까지 마치는 기존 국내 업체들과 다른 사후수리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왔다. 스마트폰 관련 사이트에서 “정상적으로 구매한 제품임에도, 비공식 부품이 들어갔다며 리퍼나 수리를 거부했다”는 피해자들의 글이 심심치 않게 보이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애플코리아에 대한 직접 조사에 공개적으로 착수한 만큼, 애플코리아 사후 서비스의 핵심인 소위 ‘진단센터’ 문도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애플은 사후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에게 ‘진단센터’에 입고됐다고 통보하면서도, 어디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서비스가 이뤄지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