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미국이 2008년 12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중국도 타격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국외자본 유출 가속화로 성장둔화 우려가 더욱 증폭되면서 세계경제에 위협요인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위안화의 달러화 페그제를 포기하려는 움직임도 미국 금리인상의 여파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여기에 위안화 평가절하 추세가 계속 이어지면 우리 기업은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수출 타격이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 금리인상에 대비해 시장에 유동성을 푸는 등 정책적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자본유출 가속화로 성장둔화=미국의 금리인상이 중국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자본 유출 가속화다.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서 중국 내 해외 자금 유출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130억달러(약 133조 원)로 전월 370억달러의 3배에 이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류둥량(劉東亮) 자오상(招商)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금리인상을 통해 긴축정책으로 돌아서게 됨에 따라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신흥국 시장에서 모두 자금유출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에 따른 자본유출이 가속화되면 위안화 추가 절하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16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6.462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로써 위안화 가치는 지난 4년 5개월 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미 홍콩에서 거래되는 역외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5위안까지 오른 상황이다. 연말께면 위안화 기준환율은 달러당 6.5위안을 돌파해 내년말에는 7위안 가까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의 자본유출은 실물경기에도 악영향을 초래해 투자와 성장을 더디게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중국의 수출경쟁력이 급락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 1∼11월 누적 교역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 하락한 것은 수출경쟁력 약화에서 기인한다.
주가 추가 하락도 우려된다.
중국 포털사이트 텅쉰은 지난 1994년과 2004년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한 직후 A주가 분기 내내 나쁜 성적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시 중국 증시는 이미 하락세에 들어가 있었다는 점도 텅쉰은 상기시켰다.
▶중국은 정책 총력전=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이 중국의 경기 하락 및 금융 시장 충격으로 직결될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의 경우 외환보유고가 무려 3조8000억 달러에 달하고, 주식시장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도 1.6%에 불과하다. 금융시장의 개방 수위가 낮기 때문에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 정부가 정책적 총력전을 펼치며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주장을 받쳐주고 있다.
최근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결정 방식을 주요 13개 교역대상국 통화로 구성된 통화바스켓 연동제로 바꾸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미국이 지속적으로 금리인상을 할 경우 달러 페그제를 취하고 있는 위안화 가치는 추가로 큰 변동성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와 달러 간 연관성을 약화시킴으로써 위안화 가치 상승을 막고 더 나아가 평가절하를 유도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러화에만 매달린 환율이 자국 경제에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자본유출에 따른 신용경색 해소를 위해 지급준비율(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예금액 비율)을 인하해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17일 특정은행을 대상으로 선택적으로 지준율 인하에 나서는 등 지난 13개월간 6차례에 걸쳐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시장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 조치를 취해왔다. 중국이 연말 전에 또다시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추가 자금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광둥성 선전과 홍콩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深港通)을 내년초에 조기 시행하는 방안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단기간에 걸쳐 일정 부분 자본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 하더라도 중국 정부의 정책수단이 적지 않은 만큼 중국경제 전반을 뒤흔들 만큼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 중국 성장둔화가 더 걱정=우리에게는 중국의 성장둔화와 위안화 평가절하로 인한 국내 제품 가격 경쟁력 저하가 가장 염려스럽다.
무역업계에서는 위안화 5% 절하 시 한국의 수출이 1.5%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국의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수출에서 중국 비중이 25%에 이르는 우리는 타격을 피해갈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내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대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리서치팀은 16일 보고서를 통해 내년 성장률을 6.8%로 제시했다. 이날 중국 사회과학원도 내년 중국 경제 성장률이 6.6~6.8%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hanir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