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프랑스 파리에서 13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한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우려됐던 테러의 경제적 파장이 ‘찻잔속 태풍’에 머물 것이란 기대도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와 미국 등 서방의 이슬람국가(IS) 본거지 공습과 대(對)테러 전쟁이 지속되고 있고, 프랑스와 유럽연합(EU)의 경제상황 악화가 불가피해 안심하긴 이른 상태다. 특히 21세기 들어 빈발하고 있는 테러가 종식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며 테러 양상도 조직화ㆍ대형화하고 있어 향후 추가 테러 또는 대테러 전쟁의 추이에 따라 경제부문의 충격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3일 파리테러가 발생한 이후 문을 연 국제금융시장은 일시적으로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한국의 코스피지수도 지난 16일 3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가 이전 상황으로 돌아왔고, 환율도 안정을 찾고 있다.

역대 테러발생 후 금융시장 움직임을 보면 짧게는 이틀에서 길게는 1개월여만에 이전 상태를 회복해 충격이 제한적이었다.

가장 심각했던 지난 2001년 9ㆍ11테러의 경우 세계 주가가 8영업일 동안 12.2% 하락했다가 30영업일(실제 날짜로는 42일)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2004년 3월 스페인 열차테러와 2013년 4월 보스턴 마라톤테러가 발생했을 때에는 세계주가가 2~3일 동안 2.3~2.7% 하락했다가 각각 16일과 8일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2005년 런던 테러당시에는 충격을 이틀만에 회복했다.

이번 파리테러의 경우 금융시장도 일주일만에 그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문제는 프랑스와 EU의 실물경기다.

프랑스는 경제규모가 작년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한국의 2배, 세계 6위인 2조4230억달러에 달한다. 독일, 영국과 함께 EU의 중심국가로, 이번 테러 등의 영향으로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대테러 전쟁과 추가테러에 대한 우려로 여행부문의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항공과 호텔 등 여행 부문은 프랑스 경제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달 초에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추가적인 양적완화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게 될 경우 유로화 약세로 이 지역에 대한 한국의 수출이 타격을 입는 등 테러의 경제파장이 새로운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출이 10개월 연속 감소하는 가운데 민간 소비 등 내수에 힘입어 어렵게 회복을 시도하고 있는 한국경제로서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프랑스와 한국의 직접적인 교역 비중은 1% 미만으로 적지만, 대EU 수출비중은 9%로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이며, 중국과의 가공무역을 통한 대EU 수출액까지 합하면 11.1%에 이른다. 여러 경로를 통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21세기 들어 테러의 양상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으로 확산되고 조직화ㆍ대형화하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글로벌 경제가 상시적인 테러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으로, 국제질서가 바뀌지 않는 한 테러가 국제경제의 상시적인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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