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환자 개인정보 수십억 건을 유출한 약국·병원의 건강보험 청구 소프트웨어가 인증 취소의 철퇴를 맞게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청구소프트웨어 검사심의위원회’에서 약국 청구프로그램 팜매니저(PM)2000(약학정보원), 병원 청구 프로그램 ‘피닉스’(Phoenix·지누스)의 인증을 취소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심평원장의 추가 검토 후 재가가 떨어지면 해당 프로그램은 시장에서 퇴출된다. 청구 프로그램이란 병원·약국의 처방·조제 내역을 심평원에 전송해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PM2000을 운영하는 약학정보원은 2011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환자의 주민번호,병명, 투약내역 등을 포함한 개인정보 43억3593만 건을 빼돌려 해외 의료 통계업체에 팔았다. 지누스사도 피닉스를 이용하면서 2008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진료·처방 정보 7억2000만건을 불법 수집해 같은 업체에 넘겼다. 검찰은 지난 7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관련자 24명을 기소한 바 있고, 복지부는 해당 프로그램의 인증을 취소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두 프로그램이 시장에서 퇴출당하면 사용하던 프로그램을 교체해야 하는 일선 병원·약국에서 일시적으로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실제로 전국 2만여개 약국 중 절반 가까이는 약학정보원의 PM2000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한약사회 안팎에서는 지난 7월 검찰발표 이후 일선 약국에서도 프로그램 교체에 대비하고 있어 예상보다 혼란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심평원은 인증이 취소된다 해도 약국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교체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2개월 정도 둘 예정이다.

심평원은 “아직 이들 프로그램의 인증 취소를 결정하지 않았고, 심의위원회의 심의안만 결정된 상황”이라며 “심평원장의 재가가 나는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약학정보원의 상위단체인 약사회는 “개인정보 유출사고는 PM2000 프로그램 자체가 아니라 약학정보원의 운용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PM2000의 인증 취소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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