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기자]연초 이후 파죽지세로 지수가 상승하던 엔터 종목이 최근 대내외 악재로 인해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 역사 인식을 둘러싼 한일간의 고질적인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일부 기업은 탈세 의혹까지 일고 있어 엔터주들은 이래저래 고전 중이다. 전문가들은 실적 등 기초 여건이 양호해 단기성 이벤트에 주목하기 보다는 장기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락ㆍ문화의 업종지수는 연초 이후 20% 이상 상승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최근 위안부 문제로 한일 관계가 냉각되면서 일본 매출 비중이 높은 엔터주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업종지수도 최근 1주일 새 횡보하며 주춤한 상태다.
엔터주 3인방인 와이지, 에스엠, JYP 주가도 최근 상승세를 접으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6만8000원까지 오른 와이지는 6만3000원대로 떨어졌고, 지난주 5만3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던 에스엠의 주가도 5만원 아래로 주저앉았다. 연초 이후 30% 까지 상승했던 JYP 주가는 최근 7거래일 동안 5900원 안팎에 머물러 있다. <그래픽>(순서대로) JYP Ent/SBS콘텐츠허브/에스엠/와이지엔터테인먼트
이들 종목의 주가가 주춤하는데는 연초 이후 급등에 따른 조정 국면이라는 분석에 더해 일본 내 반한(反韓) 기류가 형성되면서 한류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특히 일본 의존도가 높다. 와이지와 에스엠의 경우 일본 매출이 전체 해외 매출의 80~90%까지 이르고 있다.
이미 지난해 엔터주들이 엔화 약세의 직격탄을 받으면서 업계의 일본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드라마를 일본으로 수출하고 드라마 판권 수익을 올리고 있는 SBS콘텐츠허브의 주가도 최근 5거래일 동안 13.5% 급락하다 상승 전환해 하락폭을 소폭 만회하는데 그쳤다. NHK와 TBS 등 일본 방송국이 한국 드라마 편성을 중단하면서 일본 5대 지상파 방송이 한국 드라마를 편성하지 않은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국내 악재도 엔터주의 상승세를 누그러뜨리고 있다. 에스엠이 역외 탈세 의혹과 관련해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에스엠은 정기 세무조사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서울지방국세청이 에스엠에 대해 수백억원대 세금을 탈세한 혐의를 포착하고 30여명의 조사인력을 파견해 회계장부 등의 세무 장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악재들이 난무한 가운데서도 엔터주들의 기초 여건이 튼튼해 단기 악재에 주목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현정 SK증권 연구원은 “보아가 일본에서 활동할 때부터 반한 감정 이슈가 있었다”며 “일본 방송국에서 한국 프로그램을 방송하지 않더라도 공연이나 앨범 판매량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홍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수익처가 다양해져 일본에서는 지난해 수준의 실적만 올려도 충분히 성장세는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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