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게=함영훈 기자] 2001년 9.11 테러, 2004년 스페인 열차폭탄 테러에 이어, 주말 프랑스에서 동시다발성 대규모 인명살상 테러가 발생하자, 국내에도 테러방지를 위한 시스템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오는 18일쯤 당정협의회를 열어 테러 방지 종합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당정은 협의회에서 테러방지법 제정과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감청 허용을 담은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특정 금융거래 정보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일명 FIU법) 개정 등의 입법대책과 함께 테러 관련 예산 증액 방안 등을 모색한다.

기존 형법과 국가보안법으로도 산발적 테러행위에 대한 처벌은 가능하지만, 이제는 장,단기적 예방 활동 부터 테러범 처벌 및 피해자 보호, 재발 방지 대책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가 일어난 후, 테러에 대한 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위해 사건발생 한달여 만인 2001년 10월 25일 ‘애국법’(Patriot Act)라는 이름의 테러방지법을 제정했다. 그야말로 초스피드 입법이었다.

‘애국법’은 테러용의자를 사전에 파악하기 위해 수사기관의 통신 및 메일 감청 권한을 대폭 확대하고, 테러혐의를 받는 외국인의 구금기간을 최고 7일까지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출입국 단속을 강화하고, 수상한 금융거래를 차단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당정이 테러범의 국내 잠입과 범행 가능성 차단은 물론 금융과 통신분야까지 폭넓게 테러방지의 범주에 넣으려는 것은 9.11테러 이후 가장 모범적인 테러방지 활동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사례를 본보기로 삼았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과격 이슬람 무장단체가 한국도 테러의 표적으로 공언했기 때문에 우리도 서방 선진국 못지 않은 대응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여론을 반영하겠다는 의지이다.

현재 국회에는 2013년 4월 송영근 의원 등이 발의한 ‘국가대테러활동과 피해보전 등에 관한 기본법안’과 올초 한국 고교생의 IS 가담 충격을 계기로 이병석 의원 등이 발의한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안’, 서상기 의원 등이 발의한 ‘사이버테러 방지에 관한 법안’ 등 19대 국회에서만 발의된 5개 법안이 계류중이다.

이들 법안은 각각 테러대응 컨트롤타워 기구의 설립, 테러조직 구성시 최고 사형, 가담시 중형 선고, 출입국 감시 강화, 테러용 의심 금융거래 차단, 테러범에 대한 감청을 강화하는 통신정보체계 수립, 사이버 대응태세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국정원 대선개입, 민간인 사찰 의혹 사건이 잇따라 터지고, 야권이 이들 법안에 대해 ‘국정원 강화법’이라고 비판하면서 비판적 입장을 고수하면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16,17,18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제출됐지만 정파의 이해관계때문에 빛을 보지 못했다.

사실, 미국 역시 테러방지를 빌미로 국가안보국과 국토안보부 등의 기구에 막각한 권한이 부여된데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국가안보국이 국민의 전화통화내용 등을 수집하는 것을 금지하고 필요한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고록 하는 보완법률인 ‘미국자유법안(USA Freedom Act)’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테러방지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당정협의에 이어, 여야 협의 과정에서 대승적 결론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이런 와중에서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면서 벌이고 있는 야권의 장외투쟁이 대태러방지 이슈와 묘한 함수관계를 만들어 낼 전망이다. 테러방지를 위한 토론테이블에 야권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일 경우 국민 여론이 돌아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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