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한계산성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 지정 기념행사
인제 한계산성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 지정 기념행사
난공불락 한계산성
난공불락 한계산성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유럽과 아시아를 모두 석권한 몽골군도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 한계산성은 정복하지 못했다.

민과 군이 험한 산지에 철옹성 산성을 쌓고 결사항전하며 당시 세계최장 몽골군을 무찌를 곳이다. 중세 몽골의 세계정복과정에서 몇 안되는 패배가 인제군에서 기록된 것이다.

1일 한계산성이 개방되고, 2일부터 본격적인 탐방이 시작되었다. 험준한 산행이지만, 인제군이 안전하게 탐방로를 개척했고, 해설이 곁들여지면서 뿌듯한 표정의 트레일 러너의 발길이 이어졌다.

촘촘하고 견고하게 쌓은 한계산성
촘촘하고 견고하게 쌓은 한계산성

인제군은 지난 2019년 10월 한계산성이 국가유산 사적(史蹟)으로 지정된 이후 탐방로 개설과 탐방지원센터 건립 등 탐방 인프라 구축을 벌여왔다. 탐방은 인제군과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의 협력 속에 진행된다. 안전하면서도 재미있는 역사 기행이다..

이번에 개방된 한계산성 탐방로는 한계산성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서 한계산성 하성 남문지까지 0.9㎞ 구간으로, 왕복 1시간 내외가 소요된다. 산불경계기간을 제외하고 연중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되며, 탐방지원센터와 화장실, 주차장 등 부대시설도 연중 운영할 예정이다.

인제군과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올해 12월까지 현장예약을 통한 시범운영을 실시하고, 2027년부터는 국립공원예약시스템을 활용한 탄력적인 온라인 예약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안전한 탐방서비스 제공과 국립공원 내 국가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산행안전교실과 탄소중립 체험, 한계산성 발굴유물 에코스텐실, 국립공원 레인저 체험, 설악산 홍보 사진전 등 다양한 체험행사를 마련했다.

한계산성을 국민의 품으로 안기게 해준 개척자들
한계산성을 국민의 품으로 안기게 해준 개척자들

한계산성은 약 50년 동안 설악산국립공원 구역 내 공식 법정탐방로에 포함되지 않아 일반인의 탐방이 제한돼 왔으며, 대몽항쟁과 국난극복의 유적지라는 역사적 가치 역시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다.

한계산성은 대몽항전의 주요 유적으로, 설악산의 험준한 지형을 활용해 축조된 대규모 석축산성이다. 안산(鞍山)을 중심으로 서북능선 동남쪽과 동서쪽에 걸쳐 약 7㎞ 규모로 조성돼 있으며, 남한에서 가장 험한 지형에 축조된 산성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강원도 인제군민들은 예로부터 북면 한계리 산1-1번지 안산 아래 자락을 ‘성(城)골’이라고 불렀다. 험준한 산 꼭대기(해발 1430m)에 쌓은 성이 늘 고을을 지켜준다고 믿었고 근거가 있었다. 동서고금 세계 최강 군대로 평가받는 몽골군 조차 난공불락의 이 성의 구조와 우리 민관군의 결사항전으로 희생당하며 물러났다.

한계산성을 지키던 안홍민 야별초군은 수성(守城)과 입보(방어 및 주민보호) 그치지 않고, 산기슭 곳곳에 진을 친 몽골군을 기습해, 살아돌아간 자들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고 고려사는 전하고 있다. 험해도 뿌듯한 마음으로 한계산성을 오르는 이유이다.

한계산성을 국민의 품으로 안기게 해준 개척자들
한계산성을 국민의 품으로 안기게 해준 개척자들

이번 한계산성 탐방로 개방은 한계권역 지역공동체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한계권역은 설악산천연보호구역과 설악산국립공원 지정에 따른 개발 제약과 미시령터널, 춘천~양양 고속도로 개통 이후 유동인구 감소 등으로 사회·경제적 공동화 현상을 겪어왔다.

인제군은 설악권의 대표적인 국가수호 유적으로 평가받는 한계산성이 국가유산 지정에 이어 탐방로 개통으로 일반에 공개됨에 따라, 역사·문화적 가치를 알리는 것은 물론, 지역을 찾는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해 한계권역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