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사석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후계를 걱정했다가 쿠데타를 모의한 것으로 의심받아 대대적인 숙청을 당했던 ‘윤필용 사건’의 주인공이 42년 만에 재심을 통해 혐의의 상당부분을 벗게됐다.
그러나 완전한 무죄는 아니어서 재심 재판부 대법관들은 형을 선고하지 않았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윤필용(1927∼2010) 전 수도경비사령관의 재심에서 형을 선고하지 않은 채 판결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재심 고등법원은 징역 3년고ㅏ 추징금 80만원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에서 이 형량은 깨졌다.
1962년 국가재건최고회의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박정희 정권 군 실세였던 윤씨는 유신 선포 직후인 1972년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 등과 만찬 자리에서 “박 대통령께서 노쇠했으니 후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이어 윤씨와 손영길 당시 수경사 참모장, 김성배 육군본부 진급인사실 보좌관 등 그를 따르던 군내 세력이 갖은 혐의를 받아 숙청당했다.
윤씨는 업무상횡령과 기부금품모집금지법 위반, 알선수뢰 등 10가지 혐의로 기소돼 징역 15년과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육군 이등병으로 강등된 윤씨는 예편 이후 한국도로공사 사장, 담배인삼공사 이사장 등을 지냈다. 2010년 83세를 일기로 별세한 뒤 아들 해관(59)씨가 재심을 청구했다.
서울고법은 2012년 횡령 등 대부분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지만 1972년 공사업자에게 두 차례 뇌물로 80만원을 받은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윤씨의 뇌물수수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특별사면으로 선고 효력이 사라진 판결의 재심에서 유죄를 선고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재심에서 무죄로 인정되면 무죄를 선고해야 하지만 유죄로 인정될 경우 피고인의 법적 지위를 해치는 결과가 되므로 ‘피고인에 대해 형을 선고하지 않는다’고 선고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손씨와 김씨는 재심에서 무죄를 최종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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