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국내 최초로 시청자가 드라마의 결말을 만드는 새로운 형태의 드라마가 나온다. 부부간의 문제를 실감나게 탐구하며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KBS2 ‘사랑과 전쟁2’을 통해서다.

다음달 4일 방송 예정인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2’ 제작진은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를 결합한 시도를 통해 ‘양방향 드라마’ 탄생을 알렸다. 이미 유럽 등지에선 시청자의 의견을 반영해 드라마를 만드는 사례가 있었지만, 국내 드라마 환경에서 이 같은 시도는 최초다.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고찬수 PD는 최근 헤럴드경제에 “시청자들이 방송 중 자신이 원하는 두 개의 결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라인 등을 통해 투표하는 양방향 드라마를 시도했다”며 “드라마가 끝나기 오 분 전 많은 득표를 한 쪽의 결말이 방송될 예정이다”고 전했다.

국내 첫 시도인 만큼 고 PD는 시행착오도 미리 예상했다. 애초엔 실시간 시청자 투표를 통해 정해진 결말을 방송 5분 전 분량으로 편집해 송출하는 것을 목표했지만, 첫 시도에서는 2주간에 걸쳐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실시간 투표에서의 참여율도 문제지만, 70분 안에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트래픽 문제도 고심의 대상이었다.

제작진은 이에 지난 19일부터 방송 전날인 다음달 3일 자정까지 카카오톡의 플러스친구를 통해 투표를 진행 중이다. ‘사랑과 전쟁2’를 카카오톡 친구로 추가한 뒤 티저영상을 보고 투표에 참여하면 드라마 한 편의 시청자의 의지로 결말을 바꾸게 된다.

고 PD는 “제작진은 두 개의 결말에 대한 촬영을 미리 진행한 뒤, 투표 결과를 모아 시청자들이 선택한 결말을 편집해서 내보낼 예정이다”며 “첫 시도 이후 5월 16일 방송분에서는 실시간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중문화 콘텐츠와 IT 산업을 연계한 첫 시도에서 제작진이 카카오톡을 선택한 것에도 이유가 있었다. 고 PD는 “기존의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해서도 시청자들의 참여를 받을 수 있지만, 지금은 개개인에게 모바일 메신저가 굉장히 중요한 수단으로 올라서게 됐다”며 “그 중에서도 카카오톡이 보여준 그동안의 성장모습은 또 하나의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했음을 보여준다. 새로운 시도인 만큼 새로운 소통 수단을 적용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의 입장에서도 괜찮은 제안이었다. 카카오톡의 경우 ‘사랑과 전쟁2’와 함께한 시도를 통해 해외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사랑과 전쟁2’의 도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시청자의 참여다. 양방향 드라마를 만든다고 해도 참여율이 저조하다면 양방향 소통을 강조한 시도 역시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다. 제작진이 ‘아이돌 특집2’를 통해 양방향 드라마를 기획한 것도 멤버들이 보유한 탄탄한 팬덤을 활용코자 한 것으로 비쳐지나, 캐스팅이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아이돌은 아니다. 이번 ‘아이돌 특집’에는 걸그룹 레인보우 오승아, 배우 강태오, 비투비 이민혁이 출연할 예정이다.

고 PD는 “거창하게 최초라는 시도가 됐지만 그것보다는 소박하게나마 전혀 다른 방식으로의 드라마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데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집에서 강태오는 7년간의 연애 끝에 여자친구 오승아(수영)에게 차인 전 남자친구 주원 역을, 이민혁은 오승아 앞에 새로 등장한 로맨틱한 연하남 현우 역을 연기하며, 오승아는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허당 알파걸 수영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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